미·중 전략경쟁과 북·중·러 협력 강화 등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관리와 국익을 위한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일 국회에서 '新한반도 전략구상'을 주제로 제12회 국회외교안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군사분계선(MDL) 요새화 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 재구성하자는 주장과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긴장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김기식 국회미래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북한의 MDL 요새화와 미사일·포병 전력 증강으로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안보와 경제, 에너지, 과학기술 분야의 위기가 서로 연계되는 '복합위기(poly-crisis)'가 심화하고, 북·중·러 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정파적 차이를 넘어선 초당적 협의 기반의 新한반도 전략 설계가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송석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국제사회가 안보와 경제, 통상, 기술, 에너지 문제가 맞물리는 복합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이후 변화한 남북관계를 고려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래지향적 외교·안보·통일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제질서 전환에 따른 한반도 전략과 남북관계 재설정, 동북아 정세 변화, 국방전략 등을 놓고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평화체제와 한미동맹, 비핵화가 상호 충돌하는 '트릴레마' 상황에서 일관된 정책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통일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를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한 과도적 전략으로 설정하고 장기적으로 사실상의 국가연합을 거쳐 남북연합 단계로 나아가는 평화·통합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북한의 '국경선 정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에 대비한 긴장관리 방안을 주문했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현재 국제질서가 진영 간 대립이 고착된 신냉전보다는 전략적 경쟁과 선택적 협력이 병존하는 '경쟁적 다극질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미국의 동맹정책이 군사협력을 넘어 반도체와 조선, 핵심광물,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이 관리해야 할 동맹의 위험 역시 과거의 '방기'에서 역외 분쟁에 휘말리는 '연루'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안별 국익과 위험, 비용을 평가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체계를 제도화하고 평화관리를 국가역량과 전략적 선택지를 보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단극체제 해체와 미·중 전략경쟁 장기화 속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와 대외정책 자율성이 탈냉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신냉전 구도의 고착화를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한미동맹 현대화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발전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남북중 협력과 다자무대를 활용한 간접 대화 채널 확대를 주문했다.
조용근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MDL을 '남부 국경선'으로 전환·요새화하고 방사포와 전술미사일을 전방에 증강 배치하면서 핵과 재래식 전력을 결합한 '북한판 CNI(재래식-핵 통합) 전략'으로 전쟁수행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남북이 인식하는 MDL에 차이가 있어 구조적인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졌다며 의도적 도발과 구조적 침범을 구분하는 정교한 교전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DMZ의 실질적 비무장화와 '9·19 군사합의'의 단계적 복원 등 확전 방지 장치를 병행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경모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응해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1단계를 '통일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 교수는 핵심은 '두 국가 자체'가 아니라 '어떤 두 국가인가'에 있다며 남북연합을 '주권국가 간 연합'으로 명확히 하되 통일국가의 구체적인 모습은 미래 세대의 결정에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건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학계·연구기관·언론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국제질서 전환기에 필요한 한반도 전략과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