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을 중심으로 AI 노출도가 높게 나타난 반면, 신체 활동이 필수인 생산·건설 기능직은 상대적으로 AI 영향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AI 기술 확산이 고용 구조에 미치는 변화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직업군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행한 계간지 ‘고용이슈’에 실린 ‘고용행정 데이터베이스(DB)로 본 직업별 AI 노출도와 고용 현황’ 보고서에 이 같은 분석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은 고용정보원의 2025년 한국직업정보 재직자 조사 자료와 고용보험 행정 데이터베이스(DB), 해외 연구 결과를 결합해 직종별 AI 노출 수준을 산출했다.
분석 결과, AI 고노출군에는 변호사, 법률 사무원, 변리사, 회계사, 판·검사, 산업안전·산업위험 관리 기술자 등 주로 글을 해석하거나 정량 정보를 분석하는 전문직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 직종은 문서 처리, 규정 해석, 데이터 분석 등 AI가 빠르게 대체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 업무 비중이 높아 기술 도입 속도가 빠른 분야로 꼽힌다.
반면 도금·금속 분무기 조작원, 미장공, 떡 제조원, 정육 가공·도축원 등 신체 활동이 필수인 생산·건설 기능직과 대면 서비스직은 대부분 AI 비노출 또는 저노출군으로 분류됐다.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숙련된 신체 노동이 요구되는 직종은 AI의 직접적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직업별 AI 노출도를 고용보험 자료와 연계해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 1527만5000명 중 19.1%인 291만6000명이 AI 고노출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AI 고노출군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40.2세로 전체 평균(45.7세)보다 5.5세 낮아, AI 영향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AI 노출도가 가장 높았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의 53.1%가 AI 중·고노출 직종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나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AI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전문직·사무직 분야에 30대 종사자가 많이 분포해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일부 직종에서는 이미 고용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회계·세무·감정 전문가와 회계·경리 사무원 등 AI 고노출군 직종은 최근 고용보험 가입자가 지속해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내·고객상담·통계·비서 및 기타 사무원 등 AI 중노출군 직종도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에는 가입자가 1000명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생성형 AI와 대형언어모델(LLM)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분야에서 고용 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고용정보원 팀장은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는 인구 감소 등 공급 측 요인이 크지만,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의 고용 변화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시계열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I 확산 영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큰 청년층과 고객 안내·상담 직종 등에서 고용 구조 변화가 본격화할 수 있는 만큼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분석은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이 작성, 계간 고용이슈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