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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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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재정 사실상 파탄 위기...세계 경제 지형 바뀐다"


 

미국 국가 재정이 위기를 넘어 사실상 파탄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가 이런 지경이면 파탄 선언을 벌써 하고도 남았겠지만,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서 국채를 사들이는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나라 살림을 연명하고 있다.

 

이전에도 빚을 내서 빚을 갚은 수법은 쭉 해왔는데 이번에 특별히 위험해진 것은 ‘속도’이다. 더욱이 이제 글로벌 시장과 투자자들이 달러와 미 국채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는 까닭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현 상태로 얼마나 버틸지 궁금하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정치적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진정으로 현 사태의 인식이 그렇다면 파국의 시간을 늦출 방법은 없어 보인다. 경제사 저술가이자 세계적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3년 내 미 정부 부채 위기 발생을 내다봤다.

 

◇트럼프 2기 3대 실책…관세·군사비·감세가 불러온 '달러 신뢰 붕괴'

 

국채와 미국 재정 및 달러의 위기 등 3중 복합 위기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게 된 원인은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오면서 벌인 세 가지 조치 때문이다. 첫째, 전 세계를 상대로 무자비하게 벌인 관세 부과 정책, 둘째, 이란 전쟁과 군사비 지출 대폭 증가 그리고 셋째, 감세 실시 등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가 몇 나라를 콕 집어서 적당한 선에서 이뤄졌으면 그래도 좀 덜했을 텐데,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무역상대국을 향해 실시했다는 점이 엄청나게 큰 실책이었다. 미국 내 물가를 올리고 인플레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 작은 문제다. 무엇보다 전 세계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것은 달러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미국과 무역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자 각국은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 세상의 모든 일은 항상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명과 암이 동시에 존재한다. 달러 기축통화도 그와 같다. 달러 기축통화를 가진 미국은 돈을 펑펑 쓰고 빚을 많이 내도 달러를 찍어서 쓰고 갚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려왔다.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은 달러 준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당장 에너지와 식량, 자원 등 필수 수입품을 사기 위해서 달러가 필요하고 그것도 여유 있게 준비하고 있어야 갑작스런 달러 부족 사태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개인이 비상금이나 노후 자금 등 여러 이유로 저축을 하고 지갑에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것과 비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1997년 달러 준비금, 즉 외환보유고의 중요성을 몰랐다가 외환위기 사태를 호되게 겪었다.

 

이처럼 달러에 대한 과잉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달러 가치는 거의 항상 고평가된다. 세계의 정부와 연기금, 국부펀드,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부자들도 미국 채를 사는 것과 별개로 미국 금융기관에 맡겨서 투자한다. 미국의 금융이 발달한 것은 원래부터 미국 금융계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달러 기축통화국이란 여건으로 인해 세계에서 몰려든 투자금을 관리하는 중에 금융을 발달시킨 측면이 크다.

 

◇기축통화 특권'의 역설…달러 고평가가 미 기업의 체질 개선을 막는다

 

보통 나라들이라면 무역수지 적자가 되면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면 그 나라는 수출이 늘어 무역수지 흑자가 되고 그 효과로 인해 통화 가치가 올라가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는다. 이러한 순환 과정을 통해 자연히 국가 경제는 부풀려진 군살도 빼고 각 기업도 상황에 맞게 구조개혁이나 개선을 실행하게 된다.

 

그러나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되고 재정 적자가 지속되어도 달러에 대한 과잉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달러 가치는 늘 고평가돼 왔다. 그리고 달러 표시 국채는 미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에다가 투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국채를 사는 수요가 상존하고 세계의 여유 자금들이 미 증시에 투자를 한다.

 

세계 각국은 또 달러 준비금, 즉 넉넉한 외환보유고를 위해 미국 시장을 일단 수출해 놓고 본다. 달러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이 미국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미국 금융 시장에 자금이 늘 풍부하게 된 환경은 미국경제 펀드멘탈을 오랫동안 파먹어 들어갔다. 풍부한 자금 사정은 미국 기업에게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이것은 방만한 경영의 원인이 됐다.

 

미국 기업들은 국내에서 잘 안되면 해외로 선뜻 나갔다. 해외 투자 자금을 용이하게 싸게 조달받을 수 있는 덕분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정직하게 사업을 하는 제조업은 사라지거나 해외로 빠져나가 산업 공동화 현상이 곳곳에 나타났다. 또 나라 경제 전체가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 금융 놀음에 병들어 갔다.

 

첨단기술도 금융적 계산법으로 보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맞는 듯했다. 오늘날 애플과 제약 산업이 지나치게 중국 시장과 중국 제조에 의존하다가 부메랑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대양해군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 함선을 제때 수리를 하지 못할 정도로 조선산업을 무너뜨린 것도 깊은 원인은 이러한 배경에서 빚어진 것이다.

 

여기까지가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 상황이다. 그런데 전 세계를 향한 관세 폭탄은 상황을 갑자기 더 악화시키고 말았다. 달러 수요가 떨어지고 국채를 사기는커녕 서둘러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를 내다 팔았다. EU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로 미국의 재정 부채와 달러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킨 것은 이란 전쟁과 막대한 군사비 지출이다. 미국은 그간 과도한 군사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란 전쟁으로 막대한 전비를 추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폭적인 군사비 증액을 공언한 바 있다. 이 모든 것이 미 정부의 재정을 돌이킬 수 없는 막다른 길로 재촉했다.

 

이란에 대한 무력 공격을 포기한 미국은 지난 8월 24일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경제 제재에 포함하는 이른바 '왕따 작전'을 꺼내 들었다. 이란을 돕는 제3국이란 중국과 러시아, 브릭스 국가들인데, 이들이 순순히 미국 제재를 겁내 이란과의 거래를 멈출 수 있을까. 당장 중국이 반발했다.

 

몇몇 작은 나라들은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하는 시늉을 낼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들은 시간을 끌다가 계속 거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 제재는 이제 거의 효과를 잃어버린 듯하다. 한때 위력이 대단했던 달러 스위프트망도 대안 결제망들이 여러 개 생겨나면서 그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정부의 감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한 공약 중의 하나인 감세의 논리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어서 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하고 서민들에게 낙수 효과를 주겠다는 것이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적어도 미국의 경우에는 타당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한 대로 미국은 세계의 자금이 몰려들어 여타 나라에 비해 투자금을 구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세금을 굳이 깎아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미 기축통화국으로서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미국 기업에 더 혜택을 주는 꼴이다. 반면에 미국의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세금이 깎인 만큼 사회 복지혜택과 인프라 투자가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양극화는 더 벌어지고 정부 재정은 감세분만큼 펑크가 난다.

 

미국 정부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으로 달러 패권을 유지할 복안을 갖고 있는 모양인데,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재정 위기를 해소하는 방법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시에 강력한 구조개혁의 드라이브 외에는 없다. 방만한 재정 운영을 해결하기 위해 방만하게 돈을 빌려서, 그것도 외국에게 국채를 팔아 해결한다는 것은 모순의 극치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 미국경제 정상화에 이로울 수 있어

 

미국은 달러 패권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면 의외로 미국경제 생태계가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미국경제의 성장은 달러 패권으로 인한 거품 경제의 착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 금융계와 부유층은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는 반면에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아우성인 게 현실이다. 한 마디로 미국경제의 그간 성장은 불평등의 상징이자 허울 좋은 숫자놀음이라는 얘기다.

 

미국 정치 지도자들은 달러 패권 체제가 아니어도 세계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는 초기에는 미국에 이익이 되었지만 갈수록 짐이 되었고 오늘날 미국경제의 족쇄가 됐다. 달러 패권은 금융 엘리트 등 현재의 기득권층에게만 이득을 주고 국민 대다수에게 해로운 것이 돼 버렸다. 미국은 넓은 땅과 많은 인구, 풍부한 자원, 첨단 과학기술력만으로도 패권 유지가 가능하다. 달러 패권만 내려놓아도 간절히 원하는 제조업 부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패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IMF에서 국제통화로 인정하고 있는 유로, 파운드, 엔화 중의 하나로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통화로서 위안화가 들어오고 더불어 우리나라의 원화도 들어갈 수 있다면 그간 달러가 혼자 들다시피 했던 짐을 여러 무역 강국과 나눠지는 체제로 전환된다. IMF가 이미 만들어 놓은 SDR(특별인축권)을 금과 연계한다든지 보완해서 무역 거래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 충분히 될 수 있다.

 

◇관세 폭풍 후 달라지는 세계 무역과 파이낸싱 풍경

 

이전 같으면 미 국채를 사고 달러 준비금으로 쓰였던 자금들이 자국을 위해서 투자되거나 미국 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런던과 싱가폴, 홍콩, 두바이 등 지역별 금융 허브들이 활성화되고 있거나 그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미국 시장 접근이 제한되고 있는 나라들은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들 나라들 사이의 교역 결제통화는 자연히 자국 통화나 달러 외 국제통화로 거래하게 될 것이다.

 

그간 세계 각국은 달러를 얻기 위해 미국과의 무역 거래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런 미국 중심 무역 구조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지속되면서 당연한 듯 여겨졌지만, 그것은 미국에게도 세계 각국에도 이제는 서로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가 된 지 오래됐지만 스스로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 미국 편중의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전 세계가 진정으로 비교 무역의 이점을 누리는 자유무역 체제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향으로 세계 경제 생태계가 진화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과잉생산과 밀어내기 수출 관행도 시정돼야 한다. 요즘 EU가 미국과의 무역에서 미련을 버리고 중국의 과잉 수출 규제에 고삐를 죄면서 서서히 활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

 

EU 내 기술기업 투자가 활발하고 제조업 부흥을 위한 발걸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뜻밖의 경제 활력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남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는 생물이다, 강한 힘이 어느 한쪽을 누르면 중견국이든 약소국이든 잰걸음으로 다른 쪽으로 필사적으로 살길을 찾기 마련이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대조적으로 중국 국채 금리는 떨어지는데 이것은 기이한 현상이 아니고 당연하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정반대 위치에 있으므로 일어나는 흐름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증가한 수출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 같으면 환율 하락을 용납하지 않았겠지만, 과잉 수출이라는 압박이 거세므로 환율 하락을 내버려 둠으로써 수출 감소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 부동산 시장 저조 현상은 국민의 불만이 있겠지만 중국 체제에서는 충분히 감당해 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는 어느 나라나 시간이 걸리고 부동산 시장이 식은 것이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도 없다. 부동산 시장은 너무 뜨거운 게 더 큰 문제다. 외국 언론과 전문가의 보도가 지나치게 중국 부동산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객관성을 잃은 것이라고 본다.

 

◇강대국이 하드 파워만으로 다른 나라를 굴복시키지 못해

 

미국이 캐나다를 상대로 5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캐나다도 보복 관세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한다. 여기서 ‘힘’이란 군사력과 경제력, 관세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힘에 의한 평화는 대등한 국력을 가진 나라들 사이에서 적용되고, 또 힘이 약한 나라들이 강대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힘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이다. 강대국이 힘이 약한 나라에 대해 강한 힘을 행사하는 것은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힘에 의한 강압적 행위로 여겨진다. 그런 힘의 행사는 아주 졸렬한 힘으로서 많은 나라들로부터 기피 또는 혐오 대상이 되어 결국 고립을 면치 못하게 되는 부정적 효과를 얻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세계 전쟁사를 보면 강대국이 적대국을 초토화시켜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쟁의 참상이 시시각각 뉴스로 전 세계에 보도되는 세상에서 그와 같이 한 국가의 씨를 말리는 대학살 전쟁을 할 수가 없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비대칭 무기로 맞서면 군사 강국도 그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대로 바뀌었다.

 

미국이 캐나다를 상대로 벌이는 관세 전쟁은 미국 자신의 힘을 소진시키는 반면에 캐나다는 오히려 국제 사회의 동정심을 끌어들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캐나다 국민을 단결시켜 강한 나라로 변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이번 관세 전쟁은 캐나다의 평판을 높이는 반면에 미국의 욕망과 억압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상대할 때는 문화의 힘으로 감화시켜 스스로 존중심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캐나다 사태를 교훈 삼아 독자적 AI 경쟁력은 물론이고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 제약 등 기존 제조업 경쟁력을 국내에서 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도 국내 제조 역량을 희생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서는 결코 안 된다.

 

트럼프 정부가 캐나다를 대하는 태도를 볼 때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 경제는 미국경제가 달라 파워로 압도적 경쟁력을 지녔던 시대를 지나 보다 평평하게 발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무역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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