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연금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인 가운데 사회단체에서 불평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 노인의 기초연금이 사실상 ‘줬다 뺏기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도 개편의 방향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노인·복지단체 연대모임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방치하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준비 중인 기초연금 개편안에 가장 시급한 문제인 ‘생계급여 삭감 구조’ 개선책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들은 소득 하위 70%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지만, 기초연금이 생계급여 산정 시 소득으로 전액 반영되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기초연금을 받아도 다음 달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이 삭감된다. 이 단체는 “기초연금이 인상돼도 수급 노인의 총소득은 그대로다”고 비판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 노인의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전액 반영돼 실질 소득 증가 없이 다시 삭감되는 문제가 계속되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23년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 개편안에 관련 대책이 빠졌다. 실제로 기초연금이 생계급여에서 동일하게 삭감되는 ‘스치는 기초연금’ 대상자는 지난해 87만명으로 늘었으며, 조만간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신청해도 총소득이 늘지 않는 구조 때문에 아예 신청을 포기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의 기초연금 개편안 발표는 지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정은경 장관의 사전 브리핑을 시작 1시간여 전에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민감한 사안에 내부 조율이 길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다음 달 1일 최종안을 공개하고 내년 4월 시행을 검토해 왔다.
정부가 검토 중인 개편안의 핵심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기존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 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기준 중위소득 90% 이하 노인에게 지급하고, 이후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 80%로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일부 노인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새 기준은 내년에 만 65세가 되는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하고, 기존 수급자에게는 일정 기간 유예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구체적 기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급액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기준 중위소득 20% 이하 노인은 내년 월 38만원, 2028년 40만원을 받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20~40% 구간 노인은 내년 35만9000원, 2028년 36만7000원을 지급된다. 반면 기준 중위소득 40% 초과 수급자는 월 35만원 수준으로 지급액을 동결하는 방안이 검토돼 물가상승률에 따라 실질 급여는 감소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저소득 노인의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수급 대상 축소에 방점이 찍혔다고 비판한다. 또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에게는 기초연금 인상 효과가 전혀 돌아가지 않는 구조가 유지되는 만큼, 실질적인 저소득층 지원 강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시민단체는 “저소득 노인의 기초연금을 실질적으로 인상하고, 생계급여 수급 노인에게 적용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물가연동 방식으로 조정되는 현행 제도와 비교할 때 2028년 월 40만원 지급안의 실질 인상 폭이 약 3만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기초연금 개편에 정부는 저소득층 지원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급 대상 축소와 생계급여 삭감 구조 유지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최종안 발표 과정에서 사회적 논의와 조율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