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지정 항로를 통한 선박 통항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레바논을 포함한 서아시아 지역의 전쟁 종식까지 개방 조건에 포함하겠다고 밝히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과의 포괄적인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레바논 알마나르TV와의 인터뷰에서 "중재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란은 현재 관련 조건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이 제시할 조건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서아시아 지역에서의 전쟁 종식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미국과 이란 간 현안에 국한하지 않고 레바논과 가자지구 등 서아시아 지역의 분쟁 해결과 연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은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 및 항만 봉쇄 중단, 전쟁 피해 배상, 대이란 제재 해제와 동결자금 반환 등을 요구해왔다. 여기에 역내 전쟁 종식까지 조건으로 추가하면서 협상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미국이 이란 측 요구를 이행할 경우 선박의 통항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란의 요구 조건을 이행한다면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 내 지정된 중앙 항로를 통해 통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측에도 미국이 먼저 이란의 요구를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해협의 전면적인 재개방에 앞서 오만과 별도의 선박 통항 회랑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과 오만이 양국 영해에 걸쳐 새로운 선박 통행로를 만드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의 조건을 충족하면 선박들이 해협 중앙에 마련된 지정 통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양국은 현재 구체적인 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발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전쟁 이후 선박 운항이 급감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과 6월 휴전 합의를 통해 해상 교통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합의가 잇따라 무산됐다. 이란이 이번에 구체적인 재개방 조건 마련에 들어가면서 장기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을 암살하려 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