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이 또 한번의 큰 파고를 넘었다. 서울특별시의회는 25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재표결한 결과, 재석 118명 중 반대 117명, 기권 1명으로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시의회를 통과했던 폐지조례안은 효력을 잃고, 현행 학생인권조례는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학생인권조례는 2012년 제정된 이후 체벌 금지, 두발·복장 자율화, 성별·종교·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 등 학생의 기본권을 구체화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일부에서 이 조례가 교권 침해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지속해서 제기해 왔다. 이에 2024년 국민의힘이 다수였던 제11대 서울시의회는 폐지안을 의결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대법원이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최종 판결 전까지 조례의 효력은 유지되는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한 주민의 청구로 시의회가 다시 폐지조례안을 처리했고, 시교육청은 올해 1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재의를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조례가 학생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적 기반이며, 폐지될 경우 학생인권옹호관을 통한 상담·조사 등 권리구제 체계가 약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의 인권 보장과 교원의 권리 보호는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는 점을 재의 요구 사유로 제시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본회의에서 “오늘날 교권 추락은 과도한 입시 경쟁, 교육의 상품화, 사회 환경 변화, 일부 학부모의 특이 민원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조례 폐지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조례의 일부 내용을 개정해 보완할 수 있음에도 이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학교 현장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의 표결에서 폐지안이 부결되자 시교육청은 환영 입장을 냈다. 정 교육감은 “학생의 인권과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결코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며 “학생과 교원이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고 책임을 실천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결정이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오랜 논쟁을 넘어 서울교육이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변화한 교육환경과 학교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학생·교원·보호자 등 교육공동체 모두의 권리가 존중받는 새로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권리침해와 갈등에 사후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예방·교육·권리구제·갈등조정·관계회복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인권친화적 학교공동체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편 2024년 폐지 의결을 둘러싼 대법원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의 최종 존폐 여부는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