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이 최근 7년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업 규모·산업·지역별 격차가 동시에 심화되는 양상도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국가데이터처의 ‘기업활동조사’ 패널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는 기업 비율은 2017년 1.4%에서 2024년 9.2%로 6.5배 증가했다. 특히 2022년 말 생성형 AI가 대중화된 시점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사용 기업이 2023년 6.1%, 2024년 9.2%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외부 기술 환경의 변화가 기업의 도입 결정에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인 확산 흐름과 달리 기업 규모별 AI 활용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2017년에는 상용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AI 활용률이 3.5%, 100인 미만 기업은 0.7%로 격차가 2.8%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대기업 18.0%, 100인 미만 기업 6.2%로 격차가 11.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7년 사이 격차가 4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연구진은 “대기업은 초기 도입 비용과 위험을 감당할 자원과 인력이 충분하고, 전문 인력 확보와 데이터 축적도 상대적으로 쉽다”며 “반면 중소기업은 도입 비용 부담, 정보 부족, 인력난이라는 삼중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도 활용률 차이가 컸다. 정보통신업은 34.5%로 전체 평균(9.2%)의 3.7배에 달하며 활용률이 가장 높았다. 그리고 △교육서비스업(26.5%) △금융·보험업(21.3%) △전기·가스업(15.5%)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11.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조업은 5.7%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제조업의 낮은 활용률에 대해 연구진은 “고용 비중이 큰 핵심 산업이 디지털 전환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미 구축된 스마트공장 등 디지털 기반 위에 AI를 결합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큰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했다. 2024년 수도권 소재 기업의 AI 활용률은 11.8%로 비수도권(4.6%)보다 2.6배 높았다. 시도별로는 서울이 15.1%로 가장 높았고, 대전(9.0%), 경기(8.5%)가 뒤를 이으며 수도권에서 활용률이 높았다.
그 외 지역은 모두 7% 미만에 머물렀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기술·인력·인프라 집중 현상이 AI 도입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AI 활용 기업은 비활용 기업보다 규모 면에서도 우위에 있었다. 2024년 기준 AI 활용 기업의 매출액 중앙값은 582억4100만원으로 비활용 기업(401억9800만원)의 1.4배였고, 종사자 수 중앙값도 178명으로 비활용 기업(111명)의 1.6배였다. 이는 AI 도입이 기업의 성장성과 규모 확대와도 일정 부분 연관돼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AI 활용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AI 바우처, 전문 컨설팅, 산업별 공동 활용 인프라 등 도입 문턱을 낮추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제조업은 기존 스마트공장 사업과 AI 도입을 연계해 이미 갖춰진 디지털 기반을 지렛대로 삼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AI 확산·적용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 산업별 간 격차가 구조적으로 고착되지 않도록 정책적 개입과 생태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AI 활용률의 빠른 증가가 한국 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기업 규모별 격차 확대라는 과제를 함께 드러내고 있는 만큼 균형 있는 확산 전략에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