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경남 전역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던 상황이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내린 단비 예보와 함께 15일 오후 전면 해제됐다.
이달 11일 오후 8시에 발령된 동원령은 가뭄이 심화되면서 처음에 예정됐던 13일 오후까지의 운영 기간이 연장됐다. 하지만 오늘 밤부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오후 6시를 기해 종료됐다.
동원령이 유지된 나흘 동안 전국에서 지원된 소방 물탱크차와 경남·창원소방본부 차량은 총 3만4839톤(4603회)의 물을 농경지에 공급했다. 이 가운데 전국 지원 물탱크차가 담당한 급수량은 1만8494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뭄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분류된 밀양·거제·의령·함안·창녕 등 5개 시·군에는 전국에서 투입된 물탱크차 100대가 집중 배치돼 하루 동안만 3466.5톤의 농업용수를 공급했다. 지역별 공급량은 △창녕 1029톤 △밀양 870톤 △의령 715톤 △거제 602.5톤 △함안 250톤 순이었다.
경남·창원소방본부 소속 차량 59대도 도내 곳곳에서 급수 지원을 이어가며 나흘간 1만6345톤을 공급했다. 15일 하루에만 5140.8톤을 지원하는 등 지역 소방의 역할도 컸다. 동원령 연장 기간에는 일부 지원 차량이 복귀하면서 전국 물탱크차 규모가 기존 200대에서 100대로 줄었지만, 대신 군 차량이 대거 투입됐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소속 급수차 102대가 통영·진주·하동·산청·창원·김해·함안·합천·사천 등 9개 시·군에 배치돼 1655.5톤의 물을 공급했다. 지자체와 민간 업체도 살수차, 산불진화차량 등을 동원해 가뭄 대응에 힘을 보탰다.
경남 지역의 가뭄은 도내 18개 시·군 전역에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내려질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15일 기준 도내 평균 농업용수 저수율은 31.6%로 평년(70.4%)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4.8% 수준까지 떨어졌다. 도내 가뭄 피해 면적은 벼·과수·밭작물 등을 중심으로 2834ha에 달해 농가 피해가 확산됐다.
박완수 경상남도지사는 15일 함안군 군북면 급수 현장을 찾아 지원 인력을 격려하며 “한정된 시간 안에 필요한 곳에 용수가 제때 공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 비가 가뭄 해갈의 단비가 되기를 기대하면서도, 단기간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 방지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15일 남서부 지역부터 시작된 비가 경남 전역으로 확대돼 17일까지 50~150mm,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100~200mm, 최대 250mm 이상의 강수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흘간 이어질 비가 예보대로 충분히 내릴 경우 농업용수 부족 해소와 저수율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복절 연휴에 찾아온 단비는 경남 농가에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가뭄이 장기화된 만큼 비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상남도와 소방·군·지방자치단체는 비가 내리는 동안에도 현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농경지 피해 최소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 남부지역 가뭄 심화에 ‘범정부 대응단’ 신설...급수 지원 총력
행정안전부가 경남·전남·광주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화하자 범정부 차원의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정부는 기존 ‘관계부처 합동 가뭄 태스크포스(TF)’를 격상하고, 산하에 ‘남부지역 가뭄 대응단’을 신설해 장기화하는 물 부족 상황에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경남 밀양의 저수율은 25.2%로 평년 대비 33.9%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농업·생활용수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대응 수위를 높일 필요성이 제기됐다.
새로 구성된 대응단은 행안부 자연재난실장을 단장으로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상청, 소방청, 산림청과 함께 전남·광주·경남 지방정부가 참여한다.
정부는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시스템(KRMS)을 활용해 각 기관이 보유한 급수차, 양수기, 펌프 등 가용 장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지역에 신속히 투입할 계획이다. KRMS의 ‘응원’ 기능을 통해 현장에서 추가 장비가 필요할 경우 다른 기관의 자원을 즉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또한 CJ대한통운, 한진, BGF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가 재난관리 물류기업과 협력해 장비를 남부 지역으로 수송·배치하고, 전국 지방정부에는 자체 보유한 가뭄 대응 자원을 남부 지역에 지원하도록 요청한다.
정부는 가뭄 지역 주민의 불편과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등 가용 예산을 투입해 급수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국민 행동 요령 홍보와 캠페인을 통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물 절약 참여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남부 지역 일부에서는 이미 대규모 급수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번 대응단 운영을 통해 장기화하는 가뭄 상황에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