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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05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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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최태원, 9440억원 재산분할 판결 재상고...노소영과 9년째 법정공방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된 9440억원 규모의 재산분할에 불복해 재상고하면서 2017년 시작된 두 사람의 법적 다툼은 9년째 이어지게 됐다.

 

15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전날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 대리인단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상고의 핵심 쟁점은 재산분할 비율과 규모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법리적 오류가 있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종잣돈이 됐다는 항소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300억원이 실제 지원됐다고 하더라도 이를 '불법원인급여'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가 크게 낮아지고 재산분할 규모도 상당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3.3%로 정했다. 기존 항소심의 35%와 비교하면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고, 최 회장이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액은 9440억원으로 결정됐다.

 

최 회장 측은 이 같은 판단에 법리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기환송심이 이혼 확정 이후 SK㈜ 주식 가치 상승분을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참작한 것을 두고 변동성이 큰 주가를 재산분할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SK실트론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도 재상고심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2017년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LG그룹으로부터 당시 LG실트론 지분 29.4%를 인수했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을 취득한 시점에는 이미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가 파탄난 상태였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SK실트론 지분 가치를 약 7500억원으로 평가한 데 대해서도 최 회장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지분이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1조원에 육박하는 재산분할액을 단기간에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재상고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처분할 경우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라 최소 거래일 30일 전에 매매 계획을 공시해야 하는 등 실제 현금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역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데다 세금 등을 고려하면 실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지분 평가액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재산분할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확정일 다음 날부터 9440억원을 지급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재상고로 판결 확정이 미뤄지면서 당장 지연이자가 발생하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 회장 측이 자금 마련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재상고 결정에는 SK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944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마련하기 위해 SK실트론뿐 아니라 그룹 지주회사인 SK㈜ 지분까지 매각할 경우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과 SK㈜ 주가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이러한 부담을 고려해 노 관장 측에 재산분할액 가운데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노 관장 측이 전액 현금 지급 입장을 유지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재상고심에서 파기환송심 판결을 다시 뒤집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이 이미 한 차례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대법원의 판단 취지를 반영해 다시 판결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새롭게 판단하기보다는 원심의 법률 적용에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는 법률심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은 재상고심에서 재산분할 대상과 기여도 산정 등에 법리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의 재상고로 국내 최대 규모의 이혼 재산분할 사건 가운데 하나인 두 사람의 소송은 다시 한번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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