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부의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민주당은 수도권 23만호 이상의 추가 공급과 사업기간 단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주택시장 안정은 속도와 실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대책이 기존 공급계획을 재활용한 것에 불과하고 상당수 신규 물량의 입지도 불분명하다며 눈속임용 숫자놀음이라고 비판했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은 속도가 생명"이라며 "정책의 성패는 실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번 정부의 공급대책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고, 3기 신도시 등 기존 택지 8만9000호의 착공 시점도 1~2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아울러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10만호 이상의 신규 공공택지를 확보하고 학교 용지와 공공기관 부지 등 도심 유휴부지도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지연 요인을 줄이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이번 발표가 단순히 공급 물량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라며, 충분한 물량이 막힘없이 공급되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정책과 관련해서는 투기 수요는 차단하고 실수요자는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전세대출 갭투자 악용을 차단하는 동시에 무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청년층의 내 집 마련과 전월세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혼인으로 정책대출에서 불이익을 받는 ‘결혼 페널티’를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월세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한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연내 시범 추진할 방침이다.
한 원내대표는 “주택시장 안정화 TF를 중심으로 공급과 세제, 금융 혜택의 이행 상황을 빠르게 점검하고, 인허가 단축과 택지 확보, 도심 공급 확대에 필요한 법안을 신속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정부 대책에 대한 비판보다는 공급 확대를 위한 입법과 정책 협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정부의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발표되자마자 ‘맹탕’, ‘위선’이라는 원색적인 단어로 묻지마 비판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들의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말 폭탄만 늘어놓는다고 주택 공급 속도가 빨라지느냐”며 “공급 촉진을 위한 법안 처리를 거부하면서 무슨 염치로 공급을 입에 올리느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이 기존 공급계획을 재포장한 데 불과하다고 공세를 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150만호가 넘는 공급이라고 자랑하지만 이 가운데 135만호는 작년에 발표했던 LH 주도의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재활용한 것”이라며 “재탕 발표에 눈속임용 숫자놀음으로 일관한다면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신규 택지 공급계획의 구체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135만 호에 더해 신규 택지 10만호를 포함한 23만호 플러스알파를 추가 확보한다고 하지만, 입지를 발표한 것은 서울 강서와 경기 남양주·광주 등 3곳 2만7000호밖에 없다”며 “나머지는 어디에 지을지도 결정되지 않아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대책이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돼 지방 미분양 문제에 대한 해법이 부족하다고도 주장햇다.
정 원내대표는 “수도권이 공급 부족과 집값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 지방은 미분양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수도권은 과밀화가 문제이고 지방은 공동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는 수도권만 있고 지방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실거주 집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고 공급으로 답해야 한다”며 “서울시가 거듭 요청해 온 정비사업 규제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용적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등 사업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기간 서울에서 389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됐으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주택 재개발 신규 지정이 단 1건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 일각에서는 정비사업을 투기로 보는 낡은 이념에 갇혀 공급 효과마저 부정한다”며 “최근 3년간 준공된 59개 정비사업을 분석한 결과 재개발은 27.4%, 재건축은 44.2%의 주택 순증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