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이주노동자와 농민 등 취약계층의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정치권에서 '폭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주노동자 등 기후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을 촘촘하게 보완하겠다고 밝혔고, 조국혁신당은 농업 현장의 재해 보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농업노동 재해보상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경기 여주에서 밭일을 하던 30대 이주노동자가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기후재난 취약계층 보호 대책 강화를 촉구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기록적인 폭염 기간 동안 기후재난의 사각지대가 또다시 드러났다"며 "한국에 입국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폭염 속에서 숨진 이주노동자가 4명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여주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역시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정책위의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과 폭우 등 극한 기후현상이 동시 또는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재난'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후 위험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기존의 기준과 제도만으로 새로운 위험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후재난의 피해가 이주노동자와 같은 취약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안전망도 촘촘히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농·축산업 분야 외국인 노동자 고용 사업장 가운데 폭염 취약 사업장 200곳을 대상으로 지방정부와 합동점검에 나섰다.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는 집중 점검 주간을 운영하고, 오는 9월 말까지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을 포함한 총 1만5000곳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추진한다.
한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기후재난시대를 맞이해 사회 전반의 시스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민주당도 기후재난에 더 크게 노출되는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체계를 꼼꼼하게 살피고 제도 보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도 이날 폭염 피해를 단순한 자연재난을 넘어 사회적 불평등 문제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민생정치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은 지독하게 뜨거워지지만 우리의 방어막은 너무 얇고 지극히 불평등했다"며 "폭염은 자연재난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이자 인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건설 현장 노동자와 라이더,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농민들에게 폭염이 추락·끼임·화재 등에 못지않은 산업현장의 위해 요인이 되고 있다"며 "특히 노동 형태와 사업장 규모에 따라 폭염 대응 능력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규직, 공기업, 대기업, 원청 노동자는 더우면 작업을 중지할 수 있고 임금도 안 깎이지만 소기업, 소상공인, 농민, 하청, 외국인노동자, 노조 없는 사업장 등의 노동자는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특히 농민을 폭염 피해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지목하며, 올해 폭염 사망자의 82.6%가 65세 이상 고령층이고, 30.4%가 논밭에서 작업 중 숨졌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그는 "폭염이라는 기후 재난이 농촌 지역과 고령층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폭염 불평등'의 실태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재난의 가장 큰 피해자가 현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취약한 고령 농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폭염 시간대에 농작업을 중단하도록 권고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폭염에도 현장에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제도에 반영하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자영농의 작업 중 재해를 보상하기 위한 별도의 법적 장치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농업노동 재해보상법'을 발의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 전방위적인 입법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