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피싱 조직 지시로 국내에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해외 조직이 국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 때 실제로는 인터넷전화나 해외 번호임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 화면에 ‘010’으로 시작하는 일반 휴대전화 번호가 표시되도록 조작해 범행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은 10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박모 씨와 팽모 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박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704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씨는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성명불상의 인물에게 제안받아 범행을 하게 됐다”며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박씨는 이어 “잘못된 판단으로 피해를 본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사회에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의 변호인도 박씨가 반성하고 있고 벌금형 이상의 전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씨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30일 내려질 예정이다.
함께 기소된 팽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일부를 부인하며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다. 팽씨 측은 “피고인이 자신의 계좌에서 타인의 계좌로 이체한 행위는 계좌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혐의 성립을 부정했다. 이에 따라 팽씨 사건은 다음 달 7일 추가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7개월 동안 해외 피싱 조직으로부터 중계소 운영을 지시받아 전국 각지 모텔을 옮겨 다니며 범행을 이어갔다.
천안, 구리, 창원, 거제, 울산, 강릉 등지의 모텔에 일주일 간격으로 투숙하며 중계기를 설치했고, 조직이 제공한 대포폰 136대와 유심칩 395개를 이용해 발신번호 변작 장비를 운영했다. 피싱 조직은 이들이 관리하는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해외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연락할 때 국내 번호처럼 보이도록 조작했다.
해외 조직은 이 중계소를 활용해 공공기관이나 업체 관계자를 사칭하는 ‘노쇼(No-show)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식당 등 특정장소 등을 예약해 놓고 나타나지 않거나, 특정 업체의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며 돈을 송금받은 뒤 잠적하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총 39명으로부터 약 11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텔레그램·위챗 등 SNS를 통해 해외 조직의 지시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으며 범행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6월 23일 두 사람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디. 재판부는 박씨 사건에 대한 심리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30일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