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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06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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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하원 법사위, 한국 정통망법 개정에 공식 항의 서한 보내

우리나라 ‘허위·조작 정보 규제’가 모호성과 과도한 처벌로 정치적 검열 악용 우려
쿠팡 사태 이어 플랫폼 규제..양국 통상 갈등 확산...미 의회, 한국 정부 브리핑 요구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최근 한국에서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한다”며 한국 정부에 공식 항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짐 조던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스콧 피츠제럴드(Scott Fitzgerald), 대럴 아이사(Darrell Issa), 마이클 바움가르트너(Michael Baumgartner) 등 공화당 소속 의원 4명이 공동 서명했다. 모두 그동안 쿠팡 사태 등 한·미 통상 갈등 국면에서 한국 정부의 규제 정책을 문제 삼아 온 인물들이다.


이들은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MC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의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온라인상의 발언과 표현의 자유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이 ‘허위·조작 정보’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법 집행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정치적으로 불리한 의견을 검열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러한 모호성이 “전반적인 온라인 표현의 위축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2026년 1월부터 시행됐다. 법은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 정보 삭제 및 차단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반복해서 위반할 경우 최대 10억원의 과징금 또는 손해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구독자 10만명 이상 또는 월평균 조회수 10만회 이상’의 콘텐츠 창작자와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의 대형 플랫폼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의원들은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 대부분이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X(옛 트위터) 등 미국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미통위가 법 시행에 있어 별도의 유예 기간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문제로 삼았다.

 

의원들은 “유예 기간 없이 즉시 시행될 경우 미국 플랫폼 기업들이 한국 정부가 ‘허위 또는 조작 정보’로 판단하는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강요받거나,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막대한 벌금과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통해 미국 시민의 온라인 발언까지 삭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짚었다.


미 하원 법사위는 이번 법 개정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직접 모델로 삼은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서한은 “EU가 DSA를 통해 미국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사례가 있다”며 “한국이 EU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한국판 DSA’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었고, 이를 근거로 미국 의원들은 한국의 규제가 글로벌 플랫폼 관행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서한은 최근 미 의회가 한국 정부의 디지털·플랫폼 규제 정책을 연달아 문제 삼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법사위는 지난달에도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에 차별적 규제를 가하고 있다며 ‘경쟁 차단 :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때 당시 보고서를 주도한 인물들 역시 이번 서한의 서명자들이다.


스콧 피츠제럴드 의원은 별도 성명을 통해 “어떤 외국 정부도 미국 기업에 압력을 가해 헌법으로 보호되는 표현을 검열하도록 강요할 권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럴 아이사 의원은 “한국의 법안은 지나치게 모호하고 과도하며, 언론과 인터넷 이용자를 가혹한 처벌로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바움가르트너 의원도 “한국 정부는 자유로운 표현을 억압하는 방향이 아니라 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 간 통상 갈등이 쿠팡 사태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문제로까지 확산되면서, 양국의 디지털 정책 충돌은 당분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가 한국 정부에 공식 브리핑까지 요구한 만큼, 이번 사안은 양국 관계에서 새로운 외교·통상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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