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전 중국에서 발생한 강도살인 사건의 주요 용의자 중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숨어 지내다 경찰에 체포되고, 본국으로 송환됐다. 중국 톈진에서 택시 강도 범행을 저지르고 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50대 남성 A씨는 사건 발생 이후 행방이 묘연했으나, 공범 검거와 국제 공조 수사 강화로 결국 한국에서 덜미가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A씨는 1997년 3월 10일 공범 B씨 등 2명과 함께 택시를 상대로 강도 범행을 벌이다 저항하는 기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중국 수사당국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다. 그러나 2021년 9월 DNA 분석을 통해 공범 B씨의 신원이 확인되고 중국에서 검거되며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이어 또 다른 공범까지 붙잡힌 중국 수사당국은 A씨가 한국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한국 경찰에 공조를 요청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도 내렸다.
한국 경찰은 해외 중대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국제공조 기능을 강화해 마약범죄수사대 국제공조계에 사건을 배당하고 지난 3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가 과거 거주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탐문을 진행했고, 전남 목포 일대에서 그의 흔적을 포착했다. 그 이후 주거지 인근에서 수일간 잠복한 끝에 지난달 2일 A씨를 검거했다. 중국에서 강도살인 사건이 벌어진 지 약 29년 만의 일이다.
조사 결과 A씨는 2017년 한국에 입국한 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생활해 왔다. 그러나 공범들이 검거되자 국내 체류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계속 국내에 머무르며 도피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추적을 피하려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나 은행 계좌를 사용하지 않았고, 평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며 신분 노출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는 일용직 등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경찰은 A씨가 불법체류자 신분인 점을 고려해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한 뒤 보호조치 상태에서 신병을 관리했다. 그 이후 중국 수사당국과의 협조에 따라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A씨를 중국으로 강제송환했다. 중국 공안부는 한국 경찰의 신속한 검거와 송환 조치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한국과 중국 간 해외도피사범 수사 공조가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제 범죄 대응을 위해 공조 체계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