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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1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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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구조적 한계 부딪힌 '수소경제'...10년 만에 전면 재편되나

수소차·충전소·발전·공급망 전반의 지연...흔들리는 한국발 청정에너지 ‘수소 전략’
그린수소 기반 부재와 국제 경쟁력 약화 속 로드맵 2.0의 현실적 재설계 필요
암모니아 기반 수소 등 새로운 공급망 병행 전략이 향후 10년의 상용화 성패 좌우


-수소차·충전소·발전·공급망 전반의 지연...흔들리는 한국발 청정에너지 ‘수소 전략’
-그린수소 기반 부재와 국제 경쟁력 약화 속 로드맵 2.0의 현실적 재설계 필요
-암모니아 기반 수소 등 새로운 공급망 병행 전략이 향후 10년의 상용화 성패 좌우


 

한국의 수소경제는 2018년 혁신성장 전략 투자 분야로 지정된 이후, 정부의 전폭적인 기술 개발 지원과 제도작 기반 마련을 통해 핵심 미래 에너지 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2019년 세계 최초로 국가 주도의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수소차·충전소·발전·운반체 등 산업 생태계를 확장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수소경제는 경제성 확보 지연과 목표 달성 미달로 심각한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소차 보급 속도가 둔화되고 충전소 운영 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핵심 과제였던 청정·그린수소 공급망과 발전 실증도 계획 대비 크게 뒤처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산업계와 국회 등에서 ‘수소경제 거품론’이 제기될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되며 기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로드맵 2.0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의 장미빛 전망에서 벗어나 향후 10년 국가 에너지 전략으로서 수소 산업을 지속할지, 수정할지에 대한 재평가가 요구된다.

 

 

◇수소경제의 구조적 한계와 수소 모빌리티 전략의 재검토 필요성


수소경제의 동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지점은 수소차 보급률 하락에서 뚜렷해졌다. 수소차의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던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시장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2024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고, 충전소 부족과 운영 불안, 차량 고장, 충전 비용 상승이라는 복합적 문제는 소비자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필수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구축되지 못한 상황에서 수소차는 ‘미래 기술’이라는 기대보다 ‘불편한 선택지’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가 가격 경쟁력과 충전 편의성, 배터리 기술 혁신으로 시장을 장악하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기술과 시장 사이의 괴리가 커지며 수소경제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구조적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수소경제의 또 다른 균열은 충전 인프라다.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미래형 에너지의 핵심 기반이 기대됐지만, 대부분이 연간 수억 원의 적자로 지속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한다. 충전소 설치에는 수십억 원이 들고 압축기·냉동기 등 핵심 설비 유지비도 상당하지만, 수소차 보급 정체로 수요 또한 없어 수익 구조가 형성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민간사업자의 참여 의지는 약화됐고, 신규 충전소 설치는 사실상 멈췄다. 충전소 확충이 시장 확대를 견인해야 하지만, 현실은 시장 부진에 충전소 운영이 압박으로 다가오고, 이는 또 다시 수소차 확산을 막는 ‘수요-공급 동시 침체’를 고착화시킨 것이다.


정부는 초기 단계라는 이유로 보조금을 투입해 충전소 운영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충전소가 독립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은 수소경제의 근본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정부 지원이 확대될수록 민간의 자생력은 약해지고 충전소 운영은 공공재 성격만 강화되는 구조적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수소 모빌리티 전략은 차량 보급 정체, 충전소 적자 누적, 글로벌 시장의 기조 변화라는 삼중고를 맞이하며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술력과 정책적 의지만으로는 인프라 구축의 한계와 초기 시장의 높은 비용 구조 같은 복합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와 정책기관은 승용차 중심의 보급 정책에서 벗어나 상용차나 특수 모빌리티 위주로 타깃을 전환하고, 공급망 내실화에 집중하는 등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수소 전략 재편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연되는 그린수소 공급망, 한국 수소경제의 근본적 병목


수소경제의 또 다른 취약 지점은 그린수소 공급망의 지연이다. 수소경제의 핵심 기반인 그린수소 공급망이 지연되면서 심각한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현재 국내 수소 공급은 여전히 부생수소와 추출수소가 대부분을 차지해 ‘청정수소 없는 수소경제’라는 모순이 이어지고 있다. 기술적 난제와 막대한 발전 비용, 지역 주민과의 입지 갈등 등으로 국내 그린 수소 생산 체계 마련이 늦어지며,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은 자체 생산 기반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해외 공급망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이 기대했던 오스트레일리아·중동의 대형 프로젝트는 투자 지연과 인프라 난항으로 일정이 잇따라 미뤄지고 있으며, 글로벌 청정수소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장기 공급 계약도 안정성이 떨어진다. 국내 수요는 정체되고 해외 공급은 불안정해지면서 한국의 청정수소 전략은 사실상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수소 발전 실증 속도 저하...혼소·전소 모두 목표 미달


정부가 LNG·수소 혼소와 100% 수소 전소 발전을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제시했지만, 실증 결과는 초기 목표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혼소 발전은 시범 단계에서 일정 성과를 냈으나 실제 발전소 적용은 설비 개조 비용과 불안정한 수소 공급 문제로 확산이 더디다. 발전 공기업들 역시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서 혼소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소 발전은 기술적 난제와 안전성, 높은 연료비라는 삼중고에 막혀 계획 대비 크게 지연되고 있다. 고온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 문제, 수소 전용 터빈 개발 지연, 경제성 확보 실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용화 시점은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실증 설비는 가동 중이지만 대규모 발전으로 확장할 기반은 마련되지 못했다.


발전 공기업들은 “청정수소 공급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전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혼소·전소 발전이 기술적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수소 발전이 실제 전력 시장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경쟁력 약화도 문제다. 한국은 한때 수소차·연료전지 기술에서 세계 선도국으로 평가받았지만, 2019년 로드맵 발표 이후 주요국의 전략 전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일본은 승용차 중심 전략을 접고 발전 분야로 방향을 틀어 암모니아 혼소와 수소 발전 실증을 확대했고, EU는 그린수소 생산·수입·인증제 도입 등 전 분야에서 글로벌 규칙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도 상용차 중심 전략과 대규모 투자로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한국은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지연과 전략 전환 실패로 국제 경쟁에서 중심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도한 기대에서 현실 전략으로...한국 수소경제의 구조적 재편 과제


현재 암모니아 기반 수소 추출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A 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술적 기반은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어 향후 10년은 상용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수소차 보급률 둔화와 수소충전소 운영 적자 등 산업 전반의 침체 분위기를 인정하면서도 “수소 자체의 필요성과 잠재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신재생 기반 수소를 필요한 만큼 생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그는 "암모니아는 글로벌 공급망이 이미 완성돼 있어 해외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들여오면 다시 분해해 청정수소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암모니아 생산·운송 기술은 상용화돼 있으며, 분해 기술 역시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지 않고, 파일럿 검증 단계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정부가 CHPS 제도에서 국내 생산 청정수소 중심의 정책 방향을 제시한 데 대해 “암모니아 기반 수소 활용이 주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생산만으로 미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 그는 “장기적으로는 해외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기반 공급망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소 상용화는 기술보다 정책·시장 구조가 좌우한다”며 “10년 안에 인프라와 제도가 정비된다면 암모니아 기반 수소는 저탄소 사회 전환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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