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변동성 완화를 위해 기본예탁금을 추가로 상향하거나 추종 배율을 낮추는 등 추가 규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필요하다면 기본예탁금을 추가로 올리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요건을 강화해 오는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현금·대용증권)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5000만원 또는 1억원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어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관계자들을 만나 논의한 결과, 기본예탁금 상향으로 투자 계좌는 약 10만 개에서 1만 개 수준으로 감소하고 거래량도 약 6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시장 상황과 투자자 반응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이에 대해 김현정 의원이 추종 배율을 낮출 필요성을 제기하자 이 위원장은 "변동성 완화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존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전문투자자에게만 신규 매수를 허용하거나 전체 투자자산 중 일정 비율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여야 모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추가 대책 마련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상품 도입 책임을 놓고는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금융당국의 대응이 늦었다며 보다 강력한 보완책 마련을 요구했다.
김용만 의원은 "6월부터 대책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발표가 이달 중순에 이뤄져 투자자 입장에서는 늦었다는 평가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의원은 "'삼전닉스' ETF는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고위험 상품이 됐다"며 "ETF라는 명칭 자체가 안정적인 투자상품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명칭 사용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강일 의원은 외국계 운용사의 시장 영향력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박홍배 의원은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기본예탁금을 5000만원으로 올리고 추종 배율을 조정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자체를 문제 삼으며 금융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의원은 "국내 증시가 카지노판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청와대의 증시 부양 기조가 상품 출시로 이어졌다는 시장의 의구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누워서라도 도입을 막았어야 했다"고 발언한 점을 거론하며 "부작용을 알면서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폭락 사태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만든 인재(人災)"라고 지적했고, 송언석 의원도 "주가 부양과 선거를 의식해 졸속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크다"며 금융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변동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 취지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억원 위원장은 이날 부동산 잔금대출 규제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책을 전환한 것이 아니다"라며 "총량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대출을 더 조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입주 예정자의 잔금대출 어려움을 해소하라고 지시한 이후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일부를 총량 규제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따른 논란에 대한 해명이다.
다만 올해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 한도가 수천억원 수준인 반면, 논란이 된 사업장의 잔금대출 규모만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행 총량 규제 아래에서는 실제 대출 공급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