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의 시멘트 산업에서 원청과 협력사가 함께 노동자 건강권 보호와 복지 확충에 나서는 상생 모델이 본격 가동된다. 고용노동부는 23일 강원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강원특별자치도, 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 원청 및 협력사와 ‘강원-시멘트 산업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강원 지역 대표 산업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첫 상생 모델이자, 전국적으로는 경남 항공우주, 충북 식품, 인천 석유화학, 경북 자동차부품에 이어 다섯 번째 지역 주도형 원하청 상생협력 사례다.
강원도는 국내 시멘트 제조업체 8개사 중 한일시멘트, 쌍용C&E,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4개사가 자리한 국내 시멘트 산업의 중심지다. 이 지역은 풍부한 석회석 자원을 기반으로 국가 건설산업을 뒷받침해 왔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시대에서도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 경기 위축과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숙련 인력 이탈이 우려되면서 노동자 건강권 보호와 복지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마련됐다. 노동부와 강원도, 시멘트협회, 원청사 및 협력사는 △상생 거버넌스 구축 △안전한 일터 조성 △노동자 건강권 보호 △숙련 재직자 처우 개선 △지역·산업의 동반성장 등을 공동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업종별 협회가 직접 대응투자에 참여해 재원을 조성하는 것은 처음으로, 업계 전반의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약에 따라 원청사는 협력사 및 정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격차 해소 과제를 논의하고, 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함께 마련한다. 우선 협력사 노동자 500명에게 종합건강검진과 2차 검진, 대상포진·독감 예방접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비 25만원을 지원한다. 또 숙련 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협력사 노동자 230명을 대상으로 근속기간에 따라 100만~2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근속 기준은 3~5년, 6~9년, 10년 이상으로 구분된다.
복지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협력사 노동자 700명에게 휴가비를 지원하고, 150명에게는 자격증 취득비, 240명에게는 자녀교육비를 제공한다. 노동자들의 여가와 공동체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15개 동아리에 활동비도 지원한다. 이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평가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강원 영동지역은 대한민국 시멘트 산업의 중심으로 경제의 기초를 굳건히 다져왔다”며 “기업의 성공은 소수의 노력만이 아니라 수많은 협력사 노동자의 노고와 헌신이 시멘트처럼 끈끈하게 뭉쳐졌기에 가능했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협약은 고위험·고강도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협력사 노동자의 목소리를 원청이 직접 듣고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변화가 업종과 지역을 넘어 노동시장 전체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도록 정책 역량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도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근로자의 노력이 더 존중받고, 모든 근로자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강원에서 시작한 상생의 노력이 전국으로 확산해 지역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모범 사례가 되도록 노동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