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외유성 출장 등 방만 운영 의혹 전반을 규명하기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강제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합수본은 20일에 이어 21일에도 경기 과천시에 있는 중앙선관위를 연속으로 압수수색하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배우자 동반 해외 출장 의혹과 선관위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을 집중해서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21일 중앙선관위원장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전날에는 PC 등 관련 물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노 전 위원장과 성명불상의 선관위 직원들이 업무상 횡령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 전 위원장의 자택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강제수사는 노 전 위원장 부부의 반복된 해외 출장 동행과 이를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점 그리고 선관위 직원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독일·에스토니아(7박 9일), 덴마크·스웨덴(8박 10일) 등 총 세 차례의 해외 출장에서 매번 배우자와 동행했다. 해당 출장에는 각각 약 7194만원, 9053만원의 예산이 사용됐지만, 배우자 동행 사실은 사후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아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노 전 위원장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제가 먼저 배우자 동반을 요구한 바는 없다”며 관행으로 이뤄진 출장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지금 관점에서 보면 국민에게 부적절하게 비쳤다는 점에 송구스럽다”고 말하며 출장 비용을 국고에 반납하거나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노 전 위원장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선관위 직원들의 해외 출장 관행도 수사 대상이다. 합수본은 압수수색으로 선관위 직원 수백 명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몰디브, 방콕, 코타키나발루, 피렌체 등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에 총 107회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것, 이 과정에서 사용된 예산은 약 24억원에 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부 직원들은 ‘몰디브 대통령 선거 참관’ 등 명목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외유성 출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노 전 위원장과 선관위 공무원들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미디어특위 측은 “출장 필요성이 없음에도 사적 관광이나 휴양 목적의 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지급했다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비용 규모가 1억원을 넘을 경우 국고손실죄 적용 가능성도 제기했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노 전 위원장과 선관위 관계자들을 소환해 출장 경위와 실제 업무 수행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관위의 부실 운영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합수본은 이날 서울시·서초구·송파구·대구시 선관위 관계자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번 수사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선관위 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합수본은 선관위의 구조적 문제와 비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강제수사와 참고인 조사 등을 이어가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