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이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큰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 재심에서 징계가 대폭 완화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정위가 내린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은 ‘1개월 출전 정지’로 감경됐다. 이에 따라 배재고는 다음 달 개막하는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제19차 위원회를 열고 협회 공정위의 기존 징계를 재심의했다.
이영진 위원장은 “배재고 선수들의 행위는 명백히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가 사과했고, 피해 당사자들이 이를 받아들여 선처를 요청한 점을 고려했다”고 감경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학생 선수들은 배움의 과정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6개월 출전 정지는 과중하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결정은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논란은 지난달 29일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불거졌다. 배재고 일부 선수들이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의 구호를 외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는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진행했다가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이벤트를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광주제일고 코치진이 즉각 항의했고 경기 후 배재고 지도진이 사과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어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에는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배재고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해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일 긴급 스포츠공정위를 열어 배재고에 6개월 출전 정지와 청룡기 남은 경기 몰수패를 의결했다.
그 이후 배재고 학생·교직원·학부모 등이 광주제일고를 찾아 공식 사과하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광주제일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도 배재고의 재심 청구 시 선처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배재고는 이달 8일 대한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그리고 이번 감경 결정으로 올해 사실상 마지막 전국대회인 봉황대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3학년 선수들은 봉황대기 출전시 대학 입시와 프로야구 진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재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만큼,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물의를 빚었던 배재고는 다음 달 11일 오후 5시 목동구장에서 인천고와 1회전을 치른다. 광주제일고는 같은 대회에서 다음 달 9일 화성동탄BC와 맞붙는다.
배재고 팀과 광주제일고 팀의 ‘리턴 매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결승까지 올라야 하는 만큼, 이번 논란을 딛고 양교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한국의 고시엔(甲子園)이라고 불리는 대회로 1971년 첫 대회가 열린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배재고는 1973년 3회 대회 준우승, 1980년 10회 대회 준우승, 1986년 16회 대회 4위, 1991년 21회 대회 4위, 1997년 27회 대회 3·4위 진출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한편 ‘탱크데이’로 논란이 된 학생들의 역사 인식과 관련해 교육부는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역사·통일·안보 교육 강화 지침을 전달하고, 학교 현장에서의 관련 교육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사 대상 역사 교육 연수 확대, 학습자료 개선, 체험 중심의 평화·안보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학교 행사나 동아리 활동에서 군사적 상징을 사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학생 자치활동에서도 역사적 맥락을 고려한 사전 검토 절차를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과 시민의식을 갖도록 지원하겠다”며 교육 현장의 책임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