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사상 처음으로 4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가 제시한 각종 경제지표를 종합하면 올해 1인당 GDP는 약 3만9164달러로 추산되며, 증가 폭은 7.6%로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지난해 경상GDP(2676조6748억원)에 정부가 제시한 올해 명목성장률 전망치(12.3%)를 적용하면 올해 경상GDP는 약 3005조9058억원으로 계산된다. 한국 경제 규모가 원화 기준으로 처음 30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달러 기준 경제 규모도 사상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 16일까지의 평균 환율 1487.19원을 적용하면 달러 기준 경상GDP는 약 2조212억 달러(한화 약 2987조5357억2000만원)로 산출된다. 이를 총인구 5160만여명에 나누면 1인당 GDP는 3만9164달러(한화 약 5790만3974원)가 된다. 현재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경우 내년에는 4만1024달러(한화 약 6065만3984원)로 4만 달러(한화 약 5914만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안에 4만 달러를 달성할지는 환율 흐름이 좌우할 전망이다. 연평균 환율이 1456.1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 올해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날 ‘BOK 이슈노트’를 통해 반도체 경기 호조가 교역 조건을 크게 개선하며 국내총소득(GDI) 증가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했고, 반도체 가격 상승이 수출단가와 GDP 디플레이터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다만 반도체 최대 수혜국인 대만의 성장세는 한국보다 더 가파르다. 대만은 올해 1인당 GDP가 4만5610달러(한화 약 6745만2629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실질 성장률도 9.6%에 달한다. 한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실질 성장률 전망치(3.0%)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기를 발판 삼아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고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한화 약 7394만5000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3·4·5 경제 대도약’ 전략을 제시했다. 올해 4만 달러 달성 여부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과 함께 연말까지의 환율 흐름이 최종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