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의 '2028년까지 개헌을 완료하자' 제안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대적 과제'라고 환영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정략적 시도'라며 반발했다.
조 의장은 어제(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내년은 전국 동시선거가 없는 해이자, 87년 헌법이 40돌을 맞는 해"라며 "국민의 열망과 나라의 미래를 담은 개헌으로 오래 미뤄 온 시대적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의 틀로는 현재의 인권 사각지대와 미래의 사회적 갈등을 포용할 수 없다"며 내년 개헌 로드맵과 의제 마련을 거쳐 2028년 5월까지 개헌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2028년은 제헌국회 개원 80주년이 되는 해다.
개헌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실질적 삼권분립과 완전한 참정권 보장을 실현해야 한다"며 "여야가 합의하고 정부와 국민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아 합의된 부분부터 국민투표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헌은 결코 정치적 담판형 개헌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는 주권자가 개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가칭 '모두의 헌법'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발족해 개헌 로드맵과 의제를 정리하고, 여야 협의를 거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개헌 논의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부터 39년 동안 이어졌지만 실제 개헌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22대 국회 전반기 최대 정치 과제로 거론됐던 '6·3 지방선거 동시 개헌'도 무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987년 체제를 계승해 열어갈 개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조정식 국회의장의 제안에 즉각 환영과 공감의 뜻을 표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헌을 위해 국회 개헌특위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하며 국민이 참여해 숙의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개헌은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가 아닌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세우는 일"이라며 "이번 만큼은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개헌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제헌절 경축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회 헌법개정특위는 여야 동수로 구성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조정식 의장의 개헌 제안을 "새 옷을 입자는 그럴듯한 수사로 포장했다"며 "결국 의회 권력을 독점한 거대 여당의 입법 독재를 가리고 공소취소 특검과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려는 심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헌을 논하기 전에 민주당이 무참히 짓밟고 있는 현행 헌법과 의회 민주주의 정신부터 되돌아 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상임위원장 독식과 법사위 운영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삼권분립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주권 개헌'이라는 화려한 간판을 내걸었지만 속내는 의회 독점 권력을 영구화하고 권력 구조를 입맛대로 바꾸려는 정략적 야욕에 불과하다"며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를 합리화하려는 어떤 정략적 개헌 시도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기와 방식,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해 향후 국회 헌법개정특위 구성과 개헌 의제 선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