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둘러싼 사회적 기대감에 대해 “반도체 분야가 호황이라고, 우리 경제 전체가 호황인 것은 아니”라며 경계심 섞인 발언이 정부 장관의 입을 통해 나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에 참석해 “반도체 이외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며 “전체 기업이 들썩이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조차 구조적 호황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어느 업종도 영원한 비즈니스는 없다”며 지속적 성장에 대한 낙관을 경계했다.
김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한국경제가 반등하기 위해 반드시 집중해야 할 ‘3대 승부처’로 인공지능(AI), 지방, 산업 생태계를 제시했다. 그는 AI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새로운 판”으로 규정하며, 지방은 “AI 시대를 담아낼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과 지방을 각각 ‘거목’과 ‘묘목’에 비유한 그는 “거목은 하루 물을 주지 않아도 버티지만, 묘목은 금세 마르기 마련”이라며 지방 투자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어 “수도권만 키워서는 경제 반등의 한계가 분명하다.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일지라도 지방을 일으켜 세우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AI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 단독의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혼자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다”며 “기업·정부·연구기관·대학·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 세대가 AI 활용에 가장 능숙한 계층임에도 동시에 일자리 상실을 가장 두려워하는 세대라는 점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생태계 안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보듬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계층·지역 갈등을 묶어내지 못하면 생태계 구축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제조업의 AI 전환(M.AX)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AI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만들었지만 제조 데이터는 한국이 가장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조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제조업 AI 전환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도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만큼 미래 투자를 늦출 수 없다고 설명하며 사회적 논쟁을 넘어서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고 실행해야지만 글로벌 생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 맺음말에서 그는 “AI·지방·생태계가 승부처이지만, 진정한 승부처는 결국 글로벌 시장”이라며 “기업이 AI를 받아들이고 지방에 투자하며 생태계를 조성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도록 정부도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에 인센티브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은 수익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