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마트폰(Smartphone) 시장이 ‘칩플레이션(메모리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으며 올해 2분기 출하량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옴디아 등 주요 기관들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약 11%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출하량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과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제조 원가를 끌어올리면서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모바일용 D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공급이 부족해지며 메모리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은 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높아 가격 인상 압력이 더 크게 작용했다.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보급형·중저가 라인업에서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직접 반영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수요 급감으로 이어졌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가·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며 가격 인상 요인은 더욱 확대됐다.
이 같은 시장 침체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2분기 글로벌 출하량 1위를 탈환했다. 카운터포인트 집계 기준 삼성의 점유율은 24%로, 지난 1분기 애플에 1%포인트 뒤졌던 순위를 한 분기 만에 뒤집었다.
옴디아도 삼성의 점유율을 22%로 추산하며 2분기 1위로 집계했다. 삼성의 선전 배경으로는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강력한 판매, 인도·중동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한 전략 그리고 공급망 안정성이 꼽힌다. 특히 울트라 모델은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와 AI 기능 수요 증가에 힘입어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애플은 출하량 기준으로는 2위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20%로 2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체 시장이 줄어든 가운데 애플만 출하량이 3%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프리미엄 아이폰 수요가 견조했고, 아직 가격을 유지한 전략이 출하량을 지탱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애플은 최근 PC 제품군 가격을 인상하며 반도체 부족을 언급한 바 있어, 아이폰 역시 수개월 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중국의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저가 중심의 제조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카운터포인트는 이들 기업의 출하량 감소율이 19~3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2분기 점유율은 샤오미 11~12%, 오포 10~11%, 비보 8% 수준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중저가 제품군은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구조적 한계를 지녀, 일부 제조사는 구형 모델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신제품 출시를 미루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시장은 빠르게 프리미엄 중심으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인다. 삼성과 애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과 플래그십 제품의 수요 덕에 시장 전체보다 선방하고 있으며,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모델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한 10억80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애플은 분기 기준으로는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간 출하량에서는 최근 3년간 애플이 삼성보다 앞서왔다. IDC와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2023~2025년 애플은 매년 근소한 차이로 삼성보다 많은 출하량을 기록하며 연간 1위를 유지했다.
올해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변수 속에서 두 기업의 프리미엄 전략이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