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 기존 노동관계법의 보호 밖에 있는 노무제공자를 포괄하는 새로운 사회안전망 체계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가칭 ‘K-노동회의소’ 설립을 포함한 노동시장 안전망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전통적 고용관계로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형 노동이 확산하는 만큼,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포용적 사회안전매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동시장은 배달라이더·배송기사·웹툰작가 등 플랫폼 기반 노동과 프리랜서 형태의 인적용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노동부는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등 노무제공자가 210만~2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임금체불이나 부당대우 발생 시 노동위원회 구제를 받지 못하고 민사소송에 의존해야 한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95만명, 산재보험 가입률은 142만명 수준에 그치는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가 넓게 형성돼 있다.
김 장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제정을 제안했다. 이 법은 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 등 모든 노무제공자에게 공정한 계약, 정당한 보수, 괴롭힘·성희롱 방지 등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게 된는다. 이와 함께 현행 근로복지기본법(법률 제18926호)을 ‘노동복지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해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가 복지 지원 대상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노무제공자의 생계·복지·노후 보장을 위한 구체적 정책도 제시됐다. 우선 미수금 회수를 위한 무료 법률구조 확대, 폭염·한파 쉼터 제공, 건강진단 지원 등 현장 중심의 보호 조치를 강화한다. 지방정부·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해 보수를 받지 못한 노동자에게 긴급생계비를 빌려주는 제도도 검토한다. 휴가 사용 활성화, 출산급여 확대, 육아수당 도입, 특고 직종 중심의 산재보험료 지원 확대 등도 포함됐다.
고용보험 적용 범위 역시 대폭 넓힌다. 정부는 노무제공자 160만명을 고용보험 당연가입 대상으로 전환하고, 소득 감소로 일을 중단한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을 촉진하고, 노무제공자가 공동으로 노후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함께모아공제’ 설립도 추진한다.
이와 같은 제도적 기반 위에서 정부가 제안한 핵심 구조가 ‘K-노동회의소’라는 이름에 담겼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노동조합조차 만들기 어려운 다양한 일하는 시민들이 각자도생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한 이해대변기구”라고 풀이했다. 노동회의소는 미조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법률상담·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이는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에는 노동계의 반발로 추진되지 못했다. 노동계는 노동회의소가 노조 조직률을 떨어뜨리고 대표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정부는 노동센터·노동공제회·노사발전재단 등을 연결한 ‘노동권익 허브’를 구축해 상담·분쟁 해결·공정계약 교육 등을 제공하고, 플랫폼·프리랜서 맞춤형 직업훈련과 경력인정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AI 혁신과 플랫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대에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포용적 사회안전매트를 구축해 ‘노동 있는 산업대전환’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