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용보험 가입 기준을 근로시간 중심에서 소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소득기반 고용보험’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0일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하위법령 개정령안을 마련해 40일 동안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개편이 ‘전 국민 고용보험’ 실현을 위한 핵심 단계라고 강조했다.
현재 고용보험은 ‘월 60시간 이상 근로’라는 시간 기준을 충족해야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시간 노동자, 여러 사업장을 오가는 이른바 ‘N잡러’,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다양한 노동 형태가 확산되며 근로시간 기준만으로는 보호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기존 ‘월 60시간 이상 근로’에서 ‘월 보수 80만원 이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주 15시간 근무하는 신규 가입자의 평균 월 보수가 약 79만원이고, 노무제공자 적용 기준 역시 80만원인 점을 고려해 설정한 기준이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은 여러 사업장에서 발생한 소득을 합산해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판단하는 ‘보수 합산제도’ 신설이다. 한 사업장에서 받는 월 보수가 80만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여러 곳에서 받은 소득을 합산해 80만원 이상이면 본인 신청을 통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고용부는 소득 기준 전환만으로도 약 35만명이 추가로 고용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하며, 보수 합산제도까지 더해지면 저소득·단시간 노동자 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득 기반 고용보험 전환...월 보수 신고 도입으로 보험료 부과체계 대대적 개편
보험료 부과 방식도 소득 기반으로 재편된다. 기존에는 사업주가 매년 한 차례 ‘연 보수총액 신고’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월 평균보수를 산정해 보험료를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이 제도가 폐지되고 ‘월 보수 신고’ 방식으로 전환된다.
사업주는 매월 근로복지공단에 월 보수를 신고하거나 국세청에 소득신고를 한 경우 이를 신고로 갈음 가능하다. 신고 기한은 보수 지급월의 다음 달 말까지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사업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 개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고도화, 원클릭 신고 서비스 확대, 챗봇 상담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한다.
세무사들이 사용하는 신고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강화해 신고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제도 시행을 위해 국세청,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등과 협업하며 전산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국세청 소득자료 약 2510만 건과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 약 1550만명을 비교·연계해 보험료 부과·정산 체계를 새로 설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는 소득 기반 고용보험의 정확한 적용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사회복지 분야 비영리법인에 대한 우선지원 대상 선정 기준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상시근로자 300명 이하 여부만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앞으로는 상시근로자 300명 이하 또는 사업수익 600억원 이하 중 하나만 충족해도 우선지원 대상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사회복지 분야의 고용보험 부담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해 소득기반 고용보험 추진 상황을 점검하며 “소득기반 고용보험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하겠다는 ‘전 국민 고용보험’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소득·단시간 노동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인적용역사업소득자를 중심으로 노무제공자 적용 범위를 넓히는 등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해 고용보험의 포괄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하위법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소득 기반 고용보험 체계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