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앙카라에서 7일부터 이틀간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 유럽과 대서양 안보에 500억 달러(한화 약 75조4650억원) 규모의 신규 방위비를 조달한다는 계획이 확정·발표됐다.
앞서 국방비 지출, 무역 갈등,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으로 수개월간 여러 국가간 긴장이 이어졌지만,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정상들은 회담 종료 후 ‘단결’과 ‘존중’을 강조했다.
미국 CNN와 유로액티브 등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 내내 동맹국들이 국방비 증액에 대한 자신의 오랜 요구에 호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 목표인 GDP 대비 5% 달성을 향해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의 군사력 증강이 미국 방산업체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과 토마호크 미사일 등 미국산 장비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실제로 500억 달러(한화 약 75조4650억원) 규모의 신규 방위 조달 계획이 발표됐다. 이는 나토가 러시아의 장기적 위협과 지속되는 테러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헤이그 방위 공약’의 하나다.
유럽 동맹국들과 캐나다는 이미 핵심 방위 수요에 대한 투자를 1390억 달러(한화 약 209조7927억원) 이상 증액하기도 했다. 이번 나토 합의는 방산 산업 기반 강화, 공동 생산 능력 확대, 혁신 가속화를 위한 산업계 협력 확대 등을 포함하며, 동맹국 간 방산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방향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마크 뤼테(Mark Rutte) 나토 사무총장은 회담 내내 “강한 단결심이 느껴졌다”고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따뜻하게 환영받았다”고 밝혔다.
뤼테 사무총장은 나토를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더 강해지는 가족”이라 비유하며, 이번 회담이 동맹의 결속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나토가 더욱 강하고 유럽적인 동맹으로 거듭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나토 참가국 대표들의 단결된 분위기는 회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유권 문제를 다시 언급하고, 스페인이 이란 관련 작전을 위해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스페인과의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날카로운 발언을 쏟아낸 직후에 형성됐다.
그러나 실제 회담장에서는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며 정상들은 공동의 메시지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모든 회원국을 존중하는 태도”였다며, “동맹 내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도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영토 보전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올해 700억 유로(한화 약 120조8543억원) 규모의 군사 장비·지원·훈련 제공, 그리고 내년에도 최소 동일 수준의 지원 유지를 약속했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지원 차관을 통해 다년간의 자금 지원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나토는 또 핵·재래식·미사일 방어 능력에 우주 및 사이버 역량을 결합한 전방위적 억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정밀 타격, 통합 방공, 무인 시스템, 인공지능(AI), 정보 능력 등 미래 전장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상호 운용 가능한 ‘대서양 전쟁 클라우드’ 구축과 강력한 AI 모델 도입은 나토의 현대화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참가국 정상들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회담은 터키의 환대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마무리됐으며, 정상들은 다음 회담에서 다시 만나 동맹의 결속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앙카라 정상회담은 회담 전까지 이어졌던 갈등과 우려를 뒤로하고, 나토가 전략적 경쟁과 불안정이 심화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여전히 강력한 단결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로 평가된다. 특히 500억 달러 방위비 증액 합의는 나토가 미래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