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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21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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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배달라이더도 ‘근로자’...플랫폼 노동 법적 지위 뒤집은 첫 판결

서울고법, 배달대행 라이더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발표
플랫폼 기업의 노동권 책임 회피 어려워져...향후 판례 확산 주목

 

배달라이더(배달·운전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자 인정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48만~49만명 수준의 배달라이더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8일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배달 라이더에게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플랫폼 노동의 법적 지위 논란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라이더유니온 소속 라이더 A씨가 배달대행 플랫폼 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 무효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 비롯됐다. 1심은 A씨가 독립사업자에 가깝다며 근로자성을 부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계약 형식’이 아닌 ‘실질적 종속 관계’에 뒀다. A씨가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고, 보수 산정 기준과 지급 방식, 근무 시간 등 핵심 노동 조건이 회사가 정한 구조에 따라 운영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배차 과정과 업무 수행 방식에서 라이더가 온전한 결정권을 갖기 어렵고,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플랫폼 노동자가 독립적 사업자로, 고객을 능동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이 제공하는 주문에 의존해 일하는 구조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 규정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플랫폼 노동자의 실질적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노동에 적합한 별도 입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입법 공백을 이유로 근로자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이에 더해 회사가 A씨에게 계약 해지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점을 들어 근로기준법 제27조의 해고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 일방적 계약 해지가 사실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모든 배달 플랫폼 라이더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당 업체는 라이더의 근무일정 협의, 출퇴근·휴식 관리, 업무 지시 등 사실상 관리·감독을 수행해 왔고, 법원도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해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반면 주요 배달 중개 플랫폼들은 배차 중개 기능만 제공하고 라이더의 운행 방식에 개입하지 않는 구조가 보편적인 만큼 개별 플랫폼의 운영 방식에 따라 근로자성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플랫폼을 통해 노동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가 사회보험·연차·퇴직금 등 법적 의무를 회피할 수 없음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플랫폼 기업들이 이에 맞는 노동권 보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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