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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09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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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제주 주유소 가격 담합 적발...공정위, 농협·협회에 과징금 20억5000만원

2년간 경질유 가격 사전 공유해 기준가 설정...회원사·비회원사에도 준수 압박
담합으로 제주 유류값 최대 150원 상승...공정위 “주유소 업종 첫 제재 사례”


 

제주특별자치도 내 지역 주유소들이 휘발유·경유·등유 등 경질유 가격을 사전에 협의해 사실상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농협과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에 총 20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6일 제주시·서귀포농협과 제주주유소협회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서귀포농협 10억3300만원, 제주농협 9억8700만원, 제주주유소협회 3000만원 등이다.


제주 내 주유소 가격 담합 사건은 제주 지역 주유소 업계가 조직적으로 가격 경쟁을 회피하고 기준가격을 설정해 회원사에 통지·준수하도록 한 최초의 적발 사례가 됐다.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으로부터 다음날 판매할 경질유 가격을 미리 제공받아 이를 기준가격으로 결정했다.

 

협회는 스마트폰 단체대화방,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회원사에 기준가격을 전달하고, 이를 따르도록 지속해서 요청했다. 공정위 조사 소식이 알려질 때는 단체방 공지를 피하고 전화·문자·직접 방문 등 정부 감시를 은밀한 방식으로 피해가며 가격 정보를 공유한 사실도 확인됐다.


농협도 담합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제주농협은 2022년 10월부터, 서귀포농협은 2022년 9월부터 오피넷(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사이트)에 가격을 공개하기 전에 협회에 판매가격을 제공해 기준가격 결정에 관여했다.

 

일부 농협 주유소는 협회 회원사이기도 해 가격 협의 구조가 더욱 공고해졌다. 농협 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판매해 지역 내 경쟁력이 높았고, 일반 주유소들은 농협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반대로 농협도 다른 주유소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어 가격 협의에 참여할 유인이 있었다.

 

 

※제주 유류값 담합 적발…“도서 지역 특성 악용한 조직적 가격 합의”


제주 지역의 지리적 특성도 담합을 더 쉽게 하는데 일조했다. 도서 지역인 제주도는 외부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쉽지 않아 기존 사업자 간 가격 협의가 구조적으로 지속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담합의 영향으로 제주 지역 평균 유류 가격은 육지와 비교해 휘발유는 최대 리터당 83원, 경유는 150원, 등유는 53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담합이 없었다면 제주 유류 가격이 리터당 10~60원 낮아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주유소 업종 사업자단체가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도록 유도한 행위를 적발한 최초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광주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은 “운송비 등으로 제주 유류 가격이 육지보다 다소 높을 수는 있지만, 조직적인 담합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질유 시장에서 사업자단체의 경쟁 제한 행위를 면밀히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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