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최근 ‘10년 전만 해도 농업 분야 벤처 캐피털의 총아로 통했던 미국의 수직 농업, 혹은 한국의 스마트팜이 문을 닫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수직 농장이 노지 농업과 경쟁하려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Vertical Farms Tried to Compete With Open Field Farming. It Isn’t Going Well」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수직 농업이나 스마트팜은 도시의 빌딩 안에서 LED 조명 아래 채소를 키우고, 센서와 인공지능이 농부의 경험을 대신하며, 농업은 더 이상 자연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첨단 산업으로서 기후 위기와 식량안보 시대를 해결할 혁신 기술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에서는 대형 수직 농업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팜은 일부 성공 사례만 부각할 뿐 산업 전체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정책과 산업계는 여전히 '미래 농업'이라는 구호를 반복하고 있다.
수직 농업의 핵심은 자연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다. 햇빛은 LED가 대신하고, 계절은 냉난방 설비가 대신하며, 바람과 습도는 각종 제어 장치가 관리한다. 얼핏 보면 기술이 자연을 극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야기는 정반대다. 자연이 무상으로 제공하던 조건을 기술이 대신하는 순간 그것은 모두 비용이 된다. 결국 수직 농업은 농업이라기보다 에너지 집약 산업에 가까워진다. 작물의 생산성보다 전기요금이 더 중요해지고, 병해충보다 에너지 가격과 금리가 더 큰 위험 요인이 된다.
최근 수직 농업 기업들의 위기는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런 비용 구조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국내의 스마트팜도 같은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지금까지는 첨단 설비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지가 혁신의 기준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농업의 경쟁력은 자동화 수준이 아니라 생산비와 수익성에서 결정된다.
농민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노동을 줄이고 물과 비료, 에너지를 절약하며 기후 위험을 낮추는 기술이다. 기술은 농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농부의 판단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
병해충, 미생물 환경, 토양 변화, 미세 기후 변수 등 농업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한 시스템이다. 어느 것이든 완전히 수치화하거나 예측하기 어렵다. 스마트팜은 이러한 요소를 줄이려 하지만 제거할 수는 없다.
즉, 기술 농업은 자연을 효율화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숨겨주던 비용 구조를 회계장부 위로 드러낸 것뿐이다. 그리고 그 비용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지속적이다.
반면, 생태농업은 자연을 배제하지 않고, 자연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기반으로 생산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즉, “통제”가 아니라 “조정”의 기술이다. 토양 미생물 생태계, 작물 다양성, 지역 순환 구조는 단기 생산성을 극대화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임으로써 작물의 최대 생산량이 아니라 시스템 붕괴 위험의 최소화를 꾀한다.
농업은 자연과 인간이 장기간에 걸쳐 형성해 온 복합 생태 시스템이다. 때문에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 산업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는 구조적으로 많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미래 농업은 자연을 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을 더 현명하게 활용하는 기술 위에서 다시 시작되어야만 한다.
수직 농업이나 스마트팜의 실패는 기술의 실패가 아니다. 농업을 자연의 산업이 아니라 제조업처럼 바라본 시선의 실패임을 명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