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레미콘 운송기사들의 전면 휴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집단행동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자 수도권 주요 건설현장에서는 골조 공정이 멈춰 서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 전략산업 시설까지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다.
레미콘은 최초 생산 후 약 90분 이내에만 사용이 가능해 재고 비축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 공정 전체가 즉각 멈추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현대건설·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대부분 현장에서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일부 현장은 야간·주말 작업으로 일정을 분산하거나 대체 공정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휴업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공기 지연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반도체 공장처럼 공정 간 연계성이 높은 대형 프로젝트는 후속 작업까지 연쇄해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운송기사들의 요구 방식 변화가 있다.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운송비 인상과 수도권 단일 교섭체계 도입을 요구하며 8000명, 1만1000여 대의 장비를 동원해 전면 휴업에 돌입했다.
올해 2월 중순 서울행정법원이 레미콘 운송기사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판결 이후, 노조는 개별 공장이 아닌 수도권 전체를 상대로 교섭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조사 측은 운송기사를 개인사업자로 보고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운송기사들의 휴업 확산에 레미콘 제조업계도 난처해졌다. 수도권 믹서트럭의 약 70%가 노동조합 소속인 만큼 대체 운송수단 확보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운송이 막혀 출하 차질이 장기화되면 매출 감소와 함께 거래처 신뢰도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토교통부도 중재에 나섰다. 건설업계는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공사비 증가, 입주 일정 차질 등 경제적 피해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국가 첨단산업 인프라 확충이 한창인 상황에서 건설 공급망이 반복적인 노사 갈등에 흔들리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