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 긴급회의를 열고 투기적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배경으로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을 꼽았다. 특히 국내 증시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 조정과 차익실현 움직임이 수급에 영향을 미친 가운데 일부 투기적 거래가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켰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정부는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연관 산업의 이익 전망이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도 확대되고 있어 대외신인도와 경제 펀더멘털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우선 과도한 환율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5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 기준 1539.1원에서 같은 날 뉴욕시장 기준 1560.2원까지 상승하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 환율 영향 큰 NDF 투명성 강화
또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발생하는 쏠림 현상이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거래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단순한 환율 방어가 아니라 "환율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이 커진 역외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NDF는 실제 달러를 주고받지 않고 환율 차이만 정산하는 선물환 거래다.
문제는 다음날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가령 뉴욕 NDF 시장에서 종가가 1560원에 형성되면 다음날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해외 투자자들이 환율 1560원까지 오르겠구나”로 판단하고 은행은 달러를 더 매수, 외국인은 환헤지 조정, 수입업체는 달러 확보 등으로 움직인다.
일반적으로 NDF 시장은 거래 주체 확인이 어렵고 레버리지를 많이 쓰며 거래 규모가 큰 경우가 많다. 만약 환율이 오른다는 방향으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실제 경제 여건보다 더 빠르게 환율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역외 NDF 거래를 국내 현물환(DF) 시장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투기적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점검도 강화된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검사 등을 통해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시장 교란 의심 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수출입 기업의 불법 외환거래 단속도 병행된다. 정부는 환율 상승기에 수입대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수출대금 회수를 과도하게 늦추는 이른바 '리드 앤드 래그(Lead & Lag)' 거래가 있는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을 통해 조사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중동전쟁 전개 상황과 미국 물가 동향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며 "24시간 경계 태세로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참석자들은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로 국내 증시 규모가 확대되면서 외환시장뿐 아니라 재정·실물경제 등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거시건전성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초혁신경제 추진과 구조개혁을 병행해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