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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1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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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이 키운 전력시장, 한전·전력기기株 주도주로 우뚝


- 데이터센터 확산에 송배전망 투자 확대 전망
- 원전·변압기·배전설비 시장 동반 성장 기대


 

인공지능(AI) 산업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전력 인프라가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력망 구축과 전력기기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증권시장에서는 국내 전력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전력(이하 한전)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고 국내 굴지의 전력기기·에너지 기업인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등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전력망 투자 수요 급증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수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동시에 가동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수백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전력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전력 공급 능력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산업 성장 자체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망 부족 문제가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원전과 가스발전, 송배전망 확충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가 AI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력계통 연결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력의 핵심이 부지 확보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력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송배전망 확충 수요가 늘어날 경우 한국전력은 전력계통 투자 확대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변전소와 송전선로를 적기에 구축하는 것이 국가 AI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력기기 업계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구축에는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 설비 등 각종 전력기기가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이에 따라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단순 수혜주를 넘어 주요 전력망 공급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들 기업은 최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 설비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설비 수요 증가가 기존 전력망 교체 수요와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발전 산업은 물론 송배전망과 전력기기 산업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 한전, 해외 원전 건설투자·수주 집중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단순한 전력 소비 증가를 넘어 송배전망과 발전 설비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력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한전은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뿐 아니라 해외 원전·전력망 사업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한전은 투자자로서 해외 원전 사업 수주 등 국내 기업들을 후방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는 6월 18일 대미투자특별법 발효 이후 ‘한미전략투자공사(가칭) 출범 이후 대미 투자 협력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총 투자금액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연간 최대 220억 달러)는 한국정부 주도록 원전(SMR·대형원전), 전력망, 데이터센터, 핵심광물 등의 프로젝트에 지분투자 할 계획이다.

 

허민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전그룹의 검증된 원전 EPC 및 O&M 경쟁력을 감안하며 미국형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형 원전도 미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베트남, 튀르키예, 사우디, UAE 2차, 체코 2차 등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한국형 원전 프로젝트 수주 논의가 가시활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배전망 및 배전기기 기업인 LS일렉트릭은 국내외 데이터센터향 수주를 꾸준히 쌓아가는 중이다. KB증권은 ’LS일렉트릭:확대되는 배전시장의 강자‘ 리포트에서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4조6000억원까지 확대됐고 지난 4월에도 미국 빅테크 고객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와 1700억원 규모 배전반을 수주하는 등 꾸준하게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고객의 특성상 기존 고객으로부터의 수주가 일정 기간 꾸준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올해 중 신규 고객 확보도 기대됨에 따라 향후 몇 년간 수주 규모가 빠르게 확대된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 리쇼어링(타국으로 떠났던 제조업 생산기지가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에 따른 생산설비 수요도 가시화되며 배전기기 및 배전반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짚었다.

 

◇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LS·HD현대 수혜 기대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차단기 중심의 수익성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데이터센터로 성장 모멘텀 구간을 지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분기 관련 신규수주는 17억9700만 달러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북미 비중은 약 73% 수준이라는 게 유안타증권의 분석이다.

 

756kV 초고압 중심 수주 확대가 반영됐고 단순 물량 증가가 아닌 수주 레벨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다.

 

HD현대일렉트릭은 HD그룹의 온사이트 발전 밸류체인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어 기대감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온사이트 발전은 현장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엔진 발전 프로젝트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약 627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용 엔진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해당 프로젝트 기준 공급분은 약 6~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요는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의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HD그룹은 육상 엔진 발전을 별도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데이터센터를 타깃으로 한 핀포인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중속엔진), HD현대인프라코어(고속엔진)와 연계된 구조 내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발전기를 공급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엔진-발전기 중심 구조이지만 향후 배전기기까지 포함될 경우 패키지로 수주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 온사이트 발전 → 전력기기 패키지로 이어지는 신규 수요가 확장되면 이는 HD현대일렉트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결국 전기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산업"이라며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전력망은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전력 인프라 없이는 AI 산업도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반도체 확보를 넘어 전력 공급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발전·송배전·전력기기 산업 전반의 성장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반도체가 AI 산업의 두뇌라면 전력 인프라는 이를 움직이는 혈관이라는 점에서 전력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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