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반나절 앞두고 오늘 오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사후조정 절차가 끝내 불성립되며 파업이 임박한 상황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며 극적인 재교섭이 성사됐다. 정부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마지막까지 노사 합의를 촉구했다.
노사는 19일 밤부터 20일 오전까지 이어진 2차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노위는 노조가 조정안을 수용했음에도 사측이 최종 서명을 하지 않아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김영훈 장관이 노사 양측과 직접 접촉해 이날 오후 4시 경기 수원 고용노동청에서 긴급 교섭을 주재했다. 협상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여명구 삼성전자 DS(반도체) 피플팀장,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참석했다.
앞서 교섭 결렬 경위를 두고 노사 간 책임 공방도 이어졌다. 최승호 위원장은 “노조는 조정안에 동의했지만 사측이 의사결정을 미뤘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며 조정안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따른다는 회사 경영 원칙과 충돌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핵심 쟁점은 반도체(DS) 부문의 성과급 배분 구조다. 노조는 영업이익 13%에 OPI(Outperformance Incentive, 초과이익성과금) 주식보상제도를 더해 성과급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부문 70%·사업부 30% 비율로 배분하며 제도를 5년간 유지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에도 동일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사측은 적자 사업부 직원에게까지 동일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중노위 박수근 위원장은 “일부 쟁점은 상당 부분 접근했지만 핵심 사안에서 의견 차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는 일정 부분 합의했으나, 적자 사업부 성과급 지급 여부 등 세부 조건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최종 협상마저 결렬돼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조정권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장에서 파업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제도로, 발동 시 노조는 30일간 파업을 진행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긴급조정권이 실제 발동된 사례는 대한조선공사(1969년), 현대자동차(1993년), 아시아나항공(2005년), 대한항공(2005년) 등 총 네 차례에 불과하다.
총파업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재개된 이번 협상이 극적인 타결로 이어질지, 이와 반대로 파업이 현실화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성과급 배분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두고 양측의 입장 차가 큰 가운데, 정부의 직접 중재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