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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0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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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율곡과 마키아벨리가 지방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한다면


 

20여 일 뒤에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에는 후보자들의 이력과 공약뿐 아니라 전과 기록을 둘러싼 보도가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단순한 흥밋거리로 소비하거나, 반대로 일률적인 낙인으로 판단하는 태도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공적 권한을 행사할 사람이 살아온 이력과 도덕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은 분명하다.

 

조선의 정치사상가인 율곡 이이(1536~1584)은 정치의 근본을 제도나 법 이전에 ‘사람’에서 찾았다. 그는 「동호문답」과 「만언봉사」 등에서 정치의 핵심을 “政者正也。子帥以正,孰敢不正”이라 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며, 윗사람이 바르면 아랫사람 또한 바르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현실 정치를 비판하여 “今之為政者,不務修己,而務責人”이라 하였다. “오늘날 정치를 하는 자들은 스스로 닦는 데 힘쓰지 않고 남 탓만 한다”고 함으로써 정치의 핵심이 개인의 도덕적 수양과 책임성에 있으며, 바른 사람만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선 중기와 거의 비슷한 시기인 유럽 르네상스 시대를 살았던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는 대표 저서 『군주론』에서 ‘정치란 이상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권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느냐’는 게 중요함을 설파했다.

 

다시 말해, 정치란 도덕보다 현실적 권력 유지를 우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정치를 보는 시각이 각자 달랐어도 인간은 이기적이며 변덕스러운 존재라고 보는 건 생각이 같았다.

 

그렇다면 ‘전과가 있는 후보자’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율곡의 관점에서 보면 전과가 있는 후보라도 전과(前科) 이후의 수양과 변화, 공적 책임 의식의 유무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요. 마키아벨리적 관점이라면 과거보다 현재의 정치적 효율성과 권력 운영 능력이 더 핵심적인 평가 요소일 것이다.

 

그러나 관점이 어떻든 간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의 품성과 태도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므로 유권자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명확하다.

 

첫째, 전과가 있다면 구체적 내용과 맥락을 살피고 둘째, 전과 이전과 이후의 삶에서 책임 있는 변화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를 봐야 하고 셋째, 평소의 언어와 행동 등 삶의 궤적이 공적 권한을 맡겨도 좋을지 아닐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민주사회는 과거를 반성하고 다시 공동체에 이바지할 기회를 열어두는 체제다. 그러나 공직자는 일반 시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성을 요구받는 자리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법과 질서를 다루는 위치에 있기에 과거의 단순한 실수가 반복되었거나 공적 신뢰를 훼손할 성격을 지녔다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란전쟁에서 보듯이 국제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중앙만이 기회를 독점하던 시대를 마감하고 특정 지방이 점차 글로벌 경쟁의 중요한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시대적 변화 속에 실시된다.

 

율곡이나 마키아벨리가 살아서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게 된다면 누구에게 표를 던질까? 아마도 후보의 전과(前科) 이전과 이후를 살피고, 지역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동시에 세계적 흐름을 읽고 대응할 수 있는 안목과 역량이 있는 사람을 뽑을 거라는 건 상식이다.

 

내가 사는 지방이 새로운 혁신과 비즈니스, 그리고 사회적 변화의 중심지가 되기를 바란다면 이번에 스스로 율곡이나 마키아벨리와 같은 정치사상가가 되어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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