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재개발 핵심 사업인 세운4구역을 둘러싸고 높이 규제 완화와 설계비 대폭 증액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장기간 유지돼 온 종묘 일대 경관관리 원칙이 사실상 무너지고, 공공이 비용과 위험을 떠안는 구조 속에서 민간 이익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면적인 검증과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발표한 분석 자료에서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높이 기준 완화 △설계비 증액 △공공부담 확대 구조 △복잡한 권리관계 등을 지목했다.
가장 큰 쟁점은 높이 규제 완화다. 기존 계획에서 종로변 54.3m, 청계천변 71.8m로 제한됐던 건축 높이는 변경안에서 각각 98.7m와 144.9m로 상향됐다. 증가율 기준으로 종로변은 약 82%, 청계천변은 10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이는 단순한 설계 조정이 아니라 도심 공간 구조 자체를 바꾸는 수준의 변화라는 평가다.
특히 국가유산청이 ‘기존 협의된 높이 유지’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SH공사가 상향안을 유지한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종묘 인접 지역은 역사문화경관 보전을 위해 오랜 기간 엄격한 관리가 이뤄져 온 만큼, 이번 완화는 정책 일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높이 완화는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SH공사는 전면 재설계를 이유로 설계비를 기존보다 167억 원 늘려 총 520억 원 규모로 확대했다. 문제는 재정비계획 변경이 확정되기도 전에 설계비 증액이 선행됐다는 점이다. 경실련은 이를 두고 “공공성 검증 이전에 사업성 확대를 전제로 비용이 반영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사업 전체 비용 구조도 부담 요인이다. 2025년 기준 세운4구역 총 투입 비용은 약 7500억원으로, 이 중 토지보상비가 4800억원(약 65%)을 차지한다. 금융비용 역시 640억원 규모로, 대부분이 최근 몇 년 사이 집중 발생했다. 공공이 저리 공사채 등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한 뒤 사업성 개선을 위한 계획 변경이 뒤따르는 구조라면, 개발이익이 민간에 편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복잡한 권리구조 역시 사업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다. 세운4구역에는 권리주체 172명, 공유자 131명, 권리제한 물건 82건이 얽혀 있어 보상과 협의 과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업 지연뿐 아니라 추가 행정비용과 분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공공 부담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부 법인의 토지 거래 정황도 추가 검증 대상이다. 경실련은 거래 자체만으로 특혜나 위법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계획 변경 시점과 거래 흐름, 개발이익 기대 간의 연관성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서울시와 SH공사에 대해 높이 완화 근거, 설계비 증액 과정, 공공기여 산정 방식, 자금조달 구조 등 관련 자료를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세운4구역 사업이 역사도심 보존과 공공성 확보라는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