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338개 역 중 수유실 108곳뿐...설치율 32%, 1년째 제자리

  • 등록 2026.09.11 15: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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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역사 3곳 중 2곳에는 여전히 수유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수유시설 부족 문제가 지적됐지만 설치 역 수는 1년 가까이 그대로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주요 역사 상당수에도 수유실이 없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는 낮은 이용률을 이유로 추가 설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교통공사 1~8호선과 9호선, 우이신설선, 신림선 등 서울 지하철 전체 338개 역사 가운데 수유실이 설치된 곳은 108곳으로 집계됐다. 설치율은 32.0%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된 ‘338개 역 중 108곳’과 동일한 수치다. 당시에도 서울 지하철 역사 3곳 중 2곳에 수유실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약 1년 동안 설치 역 수에는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1~8호선의 경우 전체 276개 역사 가운데 수유실을 운영하는 곳은 86곳으로 설치율은 31.2%였다.

 

이용객이 많은 주요 역사에서도 수유실 부족 문제가 두드러졌다. 서울교통공사가 제출한 ‘2025년 일평균 수송인원 상위 30개역 수유실 설치 현황’을 보면 수유실이 마련된 곳은 잠실·강남·성수·고속터미널·삼성·신림·가산디지털단지·양재·광화문 등 9곳에 불과했다.

 

반면 홍대입구와 1호선 서울역, 구로디지털단지, 신도림, 선릉, 을지로입구, 역삼, 종각 등 이용객이 많은 주요 역에는 수유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송인원 상위 30개 역 가운데 21곳에 수유실이 없는 것이다.

 

노선별 격차도 컸다. 신림선은 전체 11개 역사 가운데 10곳에 수유실이 설치됐고, 9호선 2·3단계 구간도 13개 역사 중 12곳에서 수유실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9호선 1단계 구간 25개 역사와 우이신설선 13개 역사에는 해당 운영구간 자체 수유실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구간 모두 신규 설치 계획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호선 1단계 운영사는 2009년 개통 당시 역사 설계에 수유실 공간이 반영되지 않아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5개 역사 전체에 대해 추가 설치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개통한 우이신설선 역시 2009년 착공돼 관련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역사 대합실 면적이 협소해 별도의 수유실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추가 설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도 당장 수유실을 확대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황 의원실에 “2025년 기준 일평균 개소당 0.21명만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추가 설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운영 중인 1~8호선 86개 수유실도 법적 의무에 따라 일괄적으로 설치한 시설이 아니라 이용자 편의를 위해 기존 역사에 추가로 조성해온 시설이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은 여객시설을 새로 설치하거나 주요 부분을 변경할 경우 이동편의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시행규칙은 임산부 휴게시설을 유모차와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고 수유실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별도로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시설에 대해서는 소급해 수유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의무가 충분하지 않아 오래된 역사를 중심으로 수유실 확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의원은 서울교통공사가 낮은 이용률을 이유로 추가 설치를 검토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황 의원은 “수유실이 없는 역에서는 애초에 이용실적 자체가 발생할 수 없는데 기존 수유실의 이용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설치를 검토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단순 이용건수만 볼 것이 아니라 환승 여부와 역사 이용객 수, 영유아 동반 승객의 이동 동선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역사에 일률적으로 대규모 수유실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이용객이 많은 거점역과 환승역부터 최소한의 육아 편의시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기존 역사에 대한 단계적 확충 기준과 설치가 어려운 역사에 적용할 수 있는 대체 방안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훈 기자 dahoon@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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