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까지 전주기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오는 2035년 경수형 SMR 상용화와 2030년대 비경수형 SMR 건설 착수를 목표로 범정부 추진체계와 민관 협력, 연구개발특구 조성 등을 본격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같은 법 시행령이 1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제정된 SMR 특별법은 SMR 연구·개발과 실증을 체계적으로 촉진하고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사업화와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범정부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가, 산업 전기화 등으로 안정적인 무탄소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세계 주요국도 SMR 개발과 실증·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도 지난 8월 발표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프로젝트’를 통해 SMR을 핵융합·재생에너지와 함께 미래 청정에너지 분야 핵심 기술로 선정했다. 2035년까지 경수형 SMR을 상용화하고 2030년대에는 비경수형 SMR 건설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이번 특별법과 시행령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범정부 추진체계와 민관 협력, 연구개발특구, 전문인력 양성 등의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담았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5년마다 ‘SMR 시스템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연도별 시행계획을 마련한다. 기본계획에는 정책 목표와 추진전략을 비롯해 핵연료 공급망, 국민 수용성 확보, 전문인력 양성, 관련 기술개발, SMR 연구개발특구 지정·운영 방안 등이 포함된다.
SMR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SMR 시스템 개발 촉진위원회’도 설치한다. 과기정통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재정경제부·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 등 11개 중앙행정기관의 차관급 공무원과 10명 이상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다.
위원회는 발전용뿐 아니라 선박 추진 동력과 열 공급 등 다양한 형태의 SMR을 대상으로 기술개발과 실증, 기업 협력, 특구 조성,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한다. 과기정통부는 연내 민간위원 구성을 마치고 공식 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민간 주도의 SMR 사업화를 위한 지원 근거도 마련됐다. 정부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공동 출자하는 회사 설립을 지원하고 관련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산·학·연이 공동으로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는 SMR 연구조합 설립·운영도 지원한다.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시설·장비 공동 활용 등을 통해 공공 연구개발 성과와 민간의 사업 역량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SMR 관련 대학·연구기관·기업 등이 집적된 지역은 ‘SMR 시스템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인력과 기반시설을 갖추고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 간 협력체계를 마련한 지역이 대상이다.
정부는 향후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연구개발특구 육성계획을 마련하고 연구개발과 실증, 관련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인력 양성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 방안도 시행령에 담겼다. 대학과 연구기관, 전문기관 등을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하고 SMR 관련 정보 제공과 홍보, 전시·행사,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 이해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과 ‘7대 SEED 프로젝트’를 연계해 2027년부터 민관 합동으로 SMR 상세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형 시설·장비를 집적 운영하고 디지털트윈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검증과 실증 기간도 단축한다.
비경수형 SMR은 개발 초기부터 민관이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 등 사업화 전문기업을 육성해 국내 기술의 상용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SMR 활용 분야도 발전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단지 공정열을 비롯해 해양·국방·우주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SMR 특별법과 시행령 시행은 우리나라가 축적해 온 원자력 연구개발 역량을 실증과 사업화로 연결하고 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제도적 출발점”이라며 “정부와 연구계, 산업계가 한 팀이 돼 대한민국이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