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1년 새 121%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설비투자가 분기 매출을 웃돌면서 현금흐름 부담은 이어졌다.
오라클은 1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6~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193억4천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91억3천만달러를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67억2천800만달러로 57% 증가했다. 주식보상비용 등을 제외한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영업이익은 82억달러로 31% 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92달러로 시장 전망치 1.73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실적을 이끈 것은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프라(OCI) 사업이다. OCI 매출은 7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7% 급증했다. 직전 분기 성장률 9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기업용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매출은 10% 증가한 42억달러를 기록했다.
AI 연산 수요에 대응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 매출 증가로 빠르게 이어졌다는 평가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에 85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과 30만개 이상의 GPU를 새로 공급했다. GPU 공급량은 직전 분기의 약 3배이자 직전 회계연도 전체 공급량의 73%에 해당한다.
힐러리 맥슨 오라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1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상 회계연도 마지막인 4분기에 매출이 집중되고 이듬해 1분기에는 감소했던 계절적 흐름을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으로 뒤집었다는 설명이다.
오픈AI와 추진하는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도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오라클은 텍사스 애빌린 데이터센터에서 이번 분기에 GPU 13만1천개를 공급했으며 전체 캠퍼스 건물 8개 가운데 6개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구형 GPU에 대한 수요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이번 분기 계약 갱신 시점이 도래한 일부 GPU 용량은 기존보다 20% 높은 가격으로 재계약하거나 다른 고객에게 판매됐다. 해당 GPU 대부분은 사용 기간이 4년 이상이었으며 전체 GPU 이용률은 97.9%를 기록했다.
향후 실적에 반영될 계약 규모도 크게 늘었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에 300억달러가 넘는 AI 클라우드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면서 잔여계약이행의무(RPO)가 6천64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2천90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회사는 2027회계연도 전체 매출이 9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며 조정 EPS는 8.1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 부담은 과제로 남았다. 오라클의 1분기 설비투자(CAPEX)는 284억9천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85억200만달러의 약 3.4배로 급증했다. 분기 매출 193억달러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영업현금흐름은 231억3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의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53억9천6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7월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 가운데 최하단으로 낮춘 바 있다.
오라클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과 기술주 전반의 약세로 이날 정규장에서 5.4% 하락한 152.9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이 공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7% 넘게 반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