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 생존 걸렸다… 월성 1호기 활용 제도 개선해야”

  • 등록 2026.09.09 14: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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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지난해 온실가스 6985만톤 배출...국내 최대 다배출 기업의 ‘탈탄소 고충’ 토로


 

포스코가 탄소감축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월성 1호기 등 원전 전력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정부와 국회에 지도 개선을 요구했다.

 

철강산업 특성상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력 사용량과 생산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확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직접배출(Scope 1)만 6844만 톤...“수소환원제철 시급”

 

9일 국회에서 열린 ‘무탄소 PPA 확대와 전통산업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는 원전 전력을 기업이 장기계약을 통해 직접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원전과 PPA 사업 연계’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현행 제도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경우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Power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중·대형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특정 기업이 PPA 방식으로 공급받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날 포스코는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기업으로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위해서는 기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까지 무탄소 전력 선택지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6월 발간한 포스코 공식 ESG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사업장의 직간접 온실가스(Scope 1·2) 배출량은 6984만6050톤CO₂eq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직접배출인 Scope 1만 6844만3247톤이었다. 포스코는 고로에서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하는 철강 생산공정 특성상 국내 산업계에서도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으로 꼽힌다.

 

2024년 기준으로도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106만톤으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는 당시 배출량 2위 기업인 한국중부발전의 약 3116만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 안정적·저렴한 원전 전력 확보가 생존 열쇠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손병수 포스코홀딩스 전략에너지사업실장은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이 개별 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 국내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과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손 실장은 “철강이 탈탄소 흐름에 올라타지 못할 경우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주력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극단적으로는 국가 산업 경쟁력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현재 3GW 규모의 자가발전 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사용 전력의 약 10%는 한국전력으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문제는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할수록 대규모 무탄소 전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 가격까지 확보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손 실장은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재 가격과 간헐성 등을 고려하면 철강공정의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탄소중립의 주력 전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고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는 투자 차원에서 실행하고 있다”면서도 “제철소 탈탄소 전환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주력 전원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는 가격이나 간헐성 등의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원전을 재생에너지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무탄소 전력의 선택지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기존 전력수급계획에 포함된 저렴한 원전 전력을 특정 기업에 떼어주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특정 기업이 기존 원전의 저가 전력을 가져갈 경우 그에 따른 비용을 일반 국민이나 다른 산업계가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실장은 “현행 우리나라 전력수급 체계 내에서 원전 전력을 쏙 빼서 철강 제조 과정에서 활용하거나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수소를 생산하는 데 쓰게 되면 나머지 부담을 국민과 다른 기업들이 지게 된다”며 “누구도 그런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폐쇄 중인 월성 1호기 개보수 비용 낼 테니, 원전 전력 직접 달라”

 

대신 수익자가 비용과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방식의 원전 PPA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폐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월성 1호기의 경우 수요기업이 재가동에 필요한 개보수 투자비를 부담하고 그에 상응하는 전력을 장기간 공급받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실장은 “전제 조건을 충족하는 대안을 찾다 보니 월성 1호기나 장기적으로 신규 원전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성 1호기의 경우 현재 폐쇄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미 투자된 부분이 있고 기술적으로 초기 검토한 바로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보수 투자 비용을 기업이 내고 그 반대급부로 원전 전력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민간 기업이 신규 원전 투자에 참여하고 해당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도 제시했다.

 

손 실장은 “포스코에 월성 1호기나 신규 원전을 넘겨달라는 것이 아니”라며 “정부에서 필요한 만큼 요건을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틀을 만든 뒤 그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라도 들어와 활용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열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범 기자 jsb21@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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