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 피로 10분 만에 혈관질환 진단...한국 연구진 ‘SAFE 플랫폼’ 개발

  • 등록 2026.08.18 17: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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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외소포 분리·RNA 추출 없이 miRNA 직접 분석하는 초고속 기술 구현
응급의료·정밀의료 분야 활용 기대...나노과학·바이오 국제학술지 스몰 표지 논문 선정

국내 연구진이 피 한 방울만으로 약 10분 안에 혈관질환 관련 분자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초고속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복잡한 전처리 과정 없이 혈액 속 마이크로RNA(miRNA)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응급실 등 신속한 판단이 필요한 의료 현장에서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홍선기 교수 공동연구팀은 혈장 내 세포외소포를 별도로 분리하거나 RNA를 추출하는 과정 없이 miRNA를 직접 검출하는 ‘SAFE’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바이오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스몰(Small) 최신호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세포외소포는 세포가 분비하는 수십~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로,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핵산·miRNA 등을 담고 있어 차세대 액체생검의 핵심 바이오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분석 방식은 세포외소포를 분리하고 RNA를 추출하는 복잡한 전처리 과정이 필수여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음파를 이용해 리포좀과 세포외소포를 빠르게 융합시키는 기술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분자 비콘이 세포외소포 내부로 전달되며, 별도의 RNA 추출 없이 miRNA를 직접 검출할 수 있게 된다. SAFE 플랫폼을 활용하면 혈장 속 miRNA를 약 10분만에 분석할 수 있어 기존 방식 대비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했다.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환자 20명과 건강인 15명의 혈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심근 손상과 관련된 대표적 miRNA인 miR-133a와 miR-208a를 각각 약 91.4%의 높은 정확도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응급실에서 심혈관질환을 신속하게 선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준엽 교수는 “그동안 다양한 망막혈관질환 연구를 통해 세포외소포 내부 miRNA 분석이 질병 발생 기전과 치료 반응 예측에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로 복잡했던 분석 과정을 단 10분 만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SAFE 플랫폼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진단과 치료 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선기 교수는 “SAFE 플랫폼은 세포외소포 분리나 RNA 추출 없이 혈장에서 직접 miRNA를 분석할 수 있는 간편한 분자진단 기술”이라며 “심혈관질환과 함께 암, 신경퇴행성질환, 안과질환 등 다양한 질환으로 임상 검증을 확대해 차세대 진단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DGIST 연구개발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SAFE 플랫폼은 향후 정밀의료 분야에서 빠르고 정확한 분자 진단 기술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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