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반도체 슈퍼사이클 힘입어 한국 성장률 전망 3.5%로 대폭 상향

  • 등록 2026.08.18 10: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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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첨단 메모리 수요 급증에 2027년 중반까지 반도체 강세 지속 전망돼
반도체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수출 호조로 잠재성장률 제고 가능성도 평가

 

한국 경제에 대한 성장 전망이 잇따라 상향 조정되면서, 반도체 중심의 ‘슈퍼사이클’이 한국 경제 전반의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최근 한국 국가신용등급 정기 검토를 마친 뒤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5%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2월 전망치(1.8%)에서 불과 반년 만에 1.7%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5월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2.5%로 한 차례 상향한 데 이어, 다시 1%포인트를 추가로 올린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2.7%로 제시했다.


무디스의 전망치는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의 올해 성장률 전망 평균(3.2%)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망 상향의 핵심 요인은 반도체 경기 호황에 있다. 무디스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첨단 메모리 공급업체를 현실적으로 대체할 기업이 세계에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황의 강세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수출 지표에서도 반도체의 영향력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와 7월까지의 수출 흐름은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6월 한국의 전체 수출은 처음으로 월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41조1800억원)를 돌파하며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199.5% 급증해 448억 달러를 기록했다. 7월에도 전체 수출은 989억 달러로 62.8% 늘었고, 반도체 수출은 두 달 연속 400억 달러(한화 약 56조4720억원)대를 유지했다. 무디스는 올해 1~7월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흐름이 “매우 강력한 반도체 성장”에 기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인프라 확산은 메모리와 함께 컴퓨터·저장장치 등 다른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기업용 SSD(solid-state drive, 솔리드 스테이트 스토리지) 수요 증가로 7월 컴퓨터 수출이 전년 대비 404%나 늘어난 것은 AI 관련 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확산되고 있음을 대표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무디스는 이재명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 프로젝트도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핵심 분야를 집중 육성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고,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전략이 기술혁신 흐름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생산성 향상과 잠재성장률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인 반도체 호황을 넘어, AI 관련 투자가 중장기 성장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기 회복은 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초과 세입이 이어지고 성장률 전망이 높아지면서 올해 한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가 기존 목표보다 0.1%포인트 개선된 3.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인 재정 부담 요인도 지적했다.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 증가, 국방·안보 비용 확대,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한 산업 투자 등이 구조적 재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한 Aa2로 유지했다. 이는 정책 효과성과 경제적 강점이 신용도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실질적인 신용등급 변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등급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성격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산업 확산이 한국 경제의 성장 기대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의 산업 전략과 재정 운용이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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