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자금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 공급 관련 금융은 풀되 투기적 대출 수요는 억제하고 청년 등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핀셋형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현재 26조3000억원 수준인 PF 보증·자금 지원 규모를 47조8000억원+α로 확대하기로 했다. PF 보증은 올해 23조원, 내년 33조원을 집중 공급해 주택사업장의 신속한 착공을 뒷받침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을 두고 “전면적인 대출규제 완화라기보다 공급 금융은 크게 풀고 실수요 금융은 완화하되 투기적 수요 금융은 규제하는 이원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 PF 정상화에 18조원 투입…공사 중단 사업장 지원
정부는 PF 보증 확대와 함께 부실 사업장의 정상화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캠코 PF정상화펀드를 3조원의 마중물로 활용해 은행·보험권 신디케이트론 5조원과 금융업권 자체펀드 10조원을 확충하고 공사 중단 사업장의 사업 재개를 지원한다.
정비사업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정비사업 보증상품을 신설하고 이주비 대출의 LTV 산정방식을 합리화한다. 주거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 시점도 기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한시 유예한다.
함 랩장은 특히 PF 보증 확대와 부실 PF 정상화가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으로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돈이 없어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2027년 PF 보증을 33조원까지 집중하는 것은 향후 입주물량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성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비 대출 LTV 산정방식을 종전자산가액뿐 아니라 종후자산가액까지 고려하도록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비사업장의 금융 애로를 줄여 사업성이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사업 속도와 착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대출은 총량관리서 분리…청년 지원도 강화
주택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투기적 대출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전세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DSR 소득산정 기준을 합리화하는 한편 자본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청년 등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청년의 모든 주거 형태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청년 주거지원 3종 세트’를 출시하고, 주택공급 관련 주담대는 가계부채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함 랩장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청년 전월세결합보증,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 확대 등을 실수요자 금융지원의 주요 내용으로 꼽으며 공급 측면과 실수요자·시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도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조정한다. 늘어난 대출 여력은 주택공급 촉진과 청년 주거안정, 실수요자 애로 해소 등 정책적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완화 신호가 집값 자극할 수도”
금융지원 확대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경계할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 랩장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 측면의 심리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실제 공급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금융이 풀린다는 기대는 실제 공급보다 빠르게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완화에서 공급 확대 기대, 사업성이 높은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 증가, 매입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서울·수도권 주요 주택가격에 일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다만 기존 주택담보대출 LTV·DSR·주담대 한도는 유지하고 투기적 전세대출도 관리하기 때문에 과거 코로나19 당시와 같은 전면적인 유동성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지방은 수요 자체가 약한 지역이 많아 금융지원만으로 분양시장과 가격이 동시에 살아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PF 정상화가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되면 공급 부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까지 금융지원이 확대될 경우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사업장을 연명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과제로 꼽았다.
함 랩장은 “결국 이번 대책의 관건은 47조8000억원의 금융지원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은 주택의 착공으로 연결되느냐”라며 실수요자에게 제한적으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지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