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 중 소란을 피우는 학생들을 제지하기 위해 교실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기간제 교사가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학교장 경고 처분을 받고 경찰에까지 입건됐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의 반복되는 소란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교육 당국은 초상권 동의 없는 촬영으로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는 점을 근거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상북도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영주 지역 중학교에서 근무 중인 기간제 교사 A씨가 수업 중 아동학대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민원이 접수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5월부터 해당 학교에서 근무했다. A 기간제 교사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계속 떠들고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지 않자, 이를 조용히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휴대전화로 교실 내부를 2~3차례 촬영했다.
촬영된 영상은 모두 5초 안팎의 짧은 분량이었으며, 당시 A씨는 “촬영한 영상을 학부모들에게 알리겠다”고 학생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영상을 학부모에게 전송하지 않았고, 촬영본은 모두 삭제했다.
민원 접수 후 열린 학교 인사 자문위원회에서 A 교사는 “수업에 들어갔을 때 학생들이 매우 소란스러웠고, 자리에 앉아 조용히 하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듣지 않았다”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사 자문위는 학생들의 초상권 동의 없이 촬영이 이뤄졌고, 일부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는 점을 근거로 정서적 학대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 교사는 담임 업무에서 배제되고 학교장 경고 처분을 받았다.
교육청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도 A 교사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교원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는 “A씨가 영상을 학부모에게 보내지 않았고, 촬영 목적도 수업 질서 회복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교권을 침해한 과잉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A씨와 상담을 진행한 뒤 공식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북교육청은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신고가 의무라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 기관에 알린 조치가 적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추가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교실 내 학생 생활지도와 교사의 권한, 그리고 아동학대 판단 기준 사이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영주 중학교 사건도 다시 한번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 보장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교육 현장이 어떤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