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일본제철에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손해배상 확정...8000만원 배상

  • 등록 2026.08.12 16:45:37
크게보기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 권리 행사 불가능한 ‘장애 사유’ 있었다고 판단
강제동원 피해자·유족 손배소 잇따라 승소...일본기업 배상 책임 재확인 의미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다시 한번 피해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는 12일 고(故) 민문식 씨의 유족 5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일본제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총 8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은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핵심 쟁점이었다. 민문식 씨는 1942년 일본 이와테현 가마이시제철소에서 강제징용을 당하다 도주했고, 1945년 귀국 후 1989년 사망했다. 그의 유족들은 강제동원으로 인해 가족으로부터 보호받거나 부양받을 기회를 잃는 등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었다며 2019년 일본제철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멸시효는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불법행위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그러나 ‘권리 행사를 사실상 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을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된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된다. 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처음 인정된 것은 2012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었지만, 일본기업의 배상책임을 최종 확정한 판결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었다.


1심은 피해자들이 불법행위를 인지한 시점을 2012년으로 보고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까지는 사법적 구제 가능성이 불확실해 권리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고 봤다. 이에 근거해 시효의 기산점을 2018년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2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이미 2023년과 2024년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들의 청구권을 인정해 왔다. 이번 판결도 그 연장선에서 일본제철의 책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의 법적 구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선고 직후 민문식 씨의 장남 민병조 씨와 손녀 민사라 씨는 대법원 청사 앞에서 입장을 밝히며 “늦었지만 정의가 바로 세워졌다”고 소회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2길 4.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