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5세 연장 논의 본격화...중소기업 “획일적 적용 대신 유연한 제도 필요”

  • 등록 2026.08.11 11: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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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근로자 고령화 가속, 정년제 운영률은 4곳 중 1곳도 못 미쳐
세대상생형 고용지원·임금체계 개편 등 현실 반영한 정책 요구 커져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높이는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계에서는 획일적인 정년 연장보다 기업 규모와 업종별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도 단계적으로 65세로 늦춰지는 가운데 이번 제22대 국회에는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법률안이 12건 발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고령화 속도와 고용 구조는 대기업과 크게 달라 단순한 정년 상향만으로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11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정년연장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세대상생 고용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인력포럼을 열고 중소기업의 고령화와 청년 고용 문제를 함께 논의했다. 중소기업 임금근로자 가운데 50세 이상 비중은 2015년 31.6%에서 2025년 44.0%로 10년 사이 12.4%포인트나 상승했다. 2021년부터는 39세 이하 청년층 비중을 역전해 중소기업의 인력 구조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발표에서 향후 5년간 정년 연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정규직 근로자가 148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실제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인원은 85만500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정년제를 도입·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1~4인 사업장의 정년제 운영률은 13.2%, 5~9인은 30.5%, 10~29인은 55.5%에 불과했다.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은 95.1%가 정년제를 운영하고 있어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극명하다. 업종별로도 금융·보험업은 79%가 정년제를 운영하지만, 숙박·음식점업은 8.8%에 그치고 있다.


임금과 근속기간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는 뚜렷했다. 중소기업 55~59세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72만원으로 대기업의 572만원 대비 65% 수준에 불과했다. 평균 근속연수도 중소기업은 12.3년으로 대기업의 23.1년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1~4인 기업의 경우 월평균 임금이 279만원, 근속기간은 8.4년에 그쳐 영세기업일수록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이 낮았다.

 


정년 이후 재고용은 중소기업에서 이미 확산하는 추세다. 정년제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가운데 재고용 제도를 둔 곳은 2020년 23.9%에서 지난해 40.4%로 증가했다. 반면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같은 기간 22.2%에서 16.3%로 오히려 낮아져, 계속고용은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임금체계 개편은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대 간 상생을 기반으로 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노 실장은 청년과 고령 근로자의 고용이 함께 증가한 중소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청년 임금이 상승한 기업에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공제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청년과 고령자가 함께 참여하는 세대융합형 스타트업 지원, 외국인 근로자를 내국인 고령자로 대체하는 기업에 대한 인건비 보조 등도 정책 과제로 제안됐다.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폐지한 중소기업이 청년 인건비를 유지할 경우 계속고용장려금을 수도권 월 50만원, 지방 월 70만원으로 확대하고 지원기간을 5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중소기업계는 이미 숙련 인력 확보를 위해 정년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계속 고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현장에서 작동하는 유연한 고용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기업 여건에 맞는 유연한 제도 설계와 충분한 재정·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도 “정년연장 논의의 핵심은 단순히 정년의 나이를 정하는게 아니라 중소기업의 다양한 현실을 반영한 제도 설계”라며 “세대가 함께 일하고 성장하는 고용구조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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