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경영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10명 중 6명은 올해 상반기 경기가 악화됐다고 평가했으며, 하반기에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세탁·미용, 부동산중개, 학원, 주점업 등 생활·서비스업 중심으로 경기 비관론이 특히 두드러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골목상권 소상공인 505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상반기 경기동향 및 하반기 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악화됐다는 응답은 63.6%에 달했다. 하반기 전망도 59.8%가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소상공인 다수가 경기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경영 지표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자금 사정 악화 전망은 58.4%, 매출 감소는 59.4%, 영업이익 감소는 59.8%, 오프라인 방문객 감소는 58.8%로 조사됐다. 온라인 플랫폼 주문 감소 전망도 44.1%로 나타났다. 다만 모든 항목에서 상반기 실적 대비 악화 응답 비율이 소폭 줄어들며 하반기 전망이 ‘덜 나쁘다’ 정도의 개선만 확인됐다.
업종별로는 경기 체감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하반기 매출 감소를 예상한 비율은 △세탁소·미용실이 72.7%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중개소 70.0% △학원 68.0% △호프·주점·포차 63.3% 등으로 뒤를 이었다. 외식업 내에서도 차이가 컸다. 호프·주점·포차와 일반음식점은 매출 악화 전망이 높았던 반면, △카페·베이커리는 41.2%로 가장 낮아 상대적으로 경기 방어력이 높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들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와 실질 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 여력 축소’(60.9%)였다. 이어 원재료비·임차료·인건비 등 운영비 부담 증가(23.5%)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업종별 경영 애로사항에서도 내수 부진, 원재료비 상승, 전기·가스 등 에너지 비용 부담이 공통으로 지적됐다. 일반음식점과 주점업, 카페·베이커리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고, 숙박업은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가장 크다고 응답했다.
경기 불황 속에서 투자 심리는 크게 얼어붙었다. 올해 하반기 사업 투자 계획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96.6%로 사실상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신규 투자나 확장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플랫폼 입점 여부도 경기 체감에 영향을 미쳤다. 플랫폼 미입점 업체는 입점 업체보다 매출·영업이익·방문객 등 모든 항목에서 ‘악화’ 응답이 7%포인트 이상 높아 온라인 판로 확보가 경기 침체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소상공인은 정부 정책에 대한 요구도 명확하게 밝혔다. 소상공인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책으로 △세제 혜택 확대(65.7%)를 꼽았다. 이어 △전기·가스요금 등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52.1%) △정책자금 및 보증 확대 등 금융 지원(43.6%) △대출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 부담 경감(31.7%) △소비쿠폰·여행지원금 등 소비 촉진 정책(20.2%)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외식업과 숙박업에서 에너지 비용 지원 요구가 높았고, 의류·잡화·화장품 판매업과 슈퍼마켓은 소비 촉진 정책 수요가 상대적으로 컸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현재 소상공인은 세제 혜택 확대와 에너지 비용 부담 경감 관련 정책 수요가 높다”며, “업종별 경영 환경과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