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의 추가 연장을 재검토하고, 반복적인 세금 인하 대신 취약계층 직접 지원과 에너지 구조 전환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도입된 한시적 유류세 인하가 5년 가까이 20차례 이상 연장되며 사실상 상시 정책이 됐다"며 "이번에는 단순 연장이 아니라 정책의 종료 기준과 구조 전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점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반복적인 세금 인하만으로는 국제유가 변동에 대한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국내 정유 4사의 담합 혐의를 언급하며 유류세 인하 효과가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이익으로 흡수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책 효과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를 관행적으로 연장하는 것은 정책의 정당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재정 부담도 문제로 꼽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유류세를 10% 인하할 경우 1조2천억∼1조8천억원의 세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유류세 인하로 약 15조원의 세입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그린피스는 OECD가 최근 '2026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의 단계적 폐지와 취약계층 직접 지원을 권고한 점도 정책 전환의 근거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수록 전기차 전환은 오히려 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가 석유 소비와 가격 충격을 줄이는 핵심 수단이라고 평가했으며,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 전기차 신규 등록이 전년 동기 대비 112.6% 증가하는 등 전동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류세 인하는 차량 보유 여부와 연료 소비량에 따라 혜택이 달라져 고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역진성이 있으며, 화석연료 소비를 장려해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대안으로 △유류세 인하의 발동·종료 기준과 단계적 일몰 로드맵 마련 △생계형 화물·운수 종사자와 저소득층 대상 직접 지원 △전기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충, 대중교통 투자 확대 등 에너지 구조 전환을 제안했다.
그린피스를 비롯해 녹색교통운동,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플랜1.5 등 시민단체는 정부에 유류세 인하 연장을 전면 재검토하고, 취약계층 직접 지원과 전기차·대중교통 중심의 지속가능한 수송체계 구축,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를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