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기준...강력범죄 한해 ‘만 13세 미만’으로 하향 추진

  • 등록 2026.07.14 11: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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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부, 공론화 결과 반영한 절충안...처벌보다 예방·교화 중심 제도개선 병행
보호처분·피해자 보호 강화 및 소년범죄 대응 인프라 확충도 포함...권고안 보고

 

정부가 촉법소년이라 일컫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 기준을 일부 범죄에 한해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촉법소년 범죄 증가와 제도개선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공론화 절차를 거쳐 마련된 절충안이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촉법소년 연령기준 공론화 결과’와 제도개선 권고안을 보고했다.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 대상인 촉법소년으로 분류된다. 이 기준은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0년 넘게 유지됐다. 그러나 최근 촉법소년 검거 건수는 2020년 9606명에서 지난해 2만1095명으로 2.2배 증가했다. 절도·폭력 등 비중이 높고 강력범죄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 ‘흉포화’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지만, 제도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올해 2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론화 절차를 진행했다. 성평등부는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적대화협의체를 운영하고, 시민참여단 212명을 대상으로 숙의토론을 시행했다. 시민참여단에서는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이 46.7%로 가장 많았고, 모든 범죄에 일괄 하향(30.2%), 현행 유지(17.0%)가 뒤를 이었다. 연령을 몇 살로 낮출지에 대해서는 ‘13세 미만’이 5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전문가 중심 협의체는 연령 하향의 효과와 국제 기준, 소년 발달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가 선택한 절충안은 이러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다.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되, 처벌 강화보다 예방·교화 중심의 제도개선을 병행하는 방향이다. 실제로 14세 청소년의 실형 선고 사례가 연평균 10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연령 하향만으로 실질적 처벌 강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도 개선안에는 보호처분과 피해자 보호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우선 모든 촉법소년 사건을 소년부로 넘기는 ‘전건송치제도’를 개선하고, 경찰이 촉법소년을 조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가해자·피해자 관계 회복을 지원하는 피해회복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보호처분 종류에는 ‘가족치료명령’을 신설하고, 의료보호처분을 입원 치료에서 통원 치료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소년원 수용 기간 다양화와 퇴원 후 사후관리 강화도 포함됐다.


피해자 권리 보장도 강화된다. 소년보호재판에서 피해자의 진술권과 사건 진행 통지권을 보장하고, 기록 열람·등사 범위를 확대한다. 소년 피해자 전담 지원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과밀화된 보호처분 시설과 전문인력 확충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현재 전국 소년원 평균 수용률은 112%,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은 144%에 달하며,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많다.


정부는 향후 형법·소년법 개정을 추진해 조건부 연령 하향을 제도화하고, 범정부 차원의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가칭)’를 설치해 보호·교정·예방 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성평등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후속 논의체계를 마련하고 과제별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정책 방향은 연령 하향이라는 상징적 조치와 함께, 소년범죄 예방·교화 인프라 확충이라는 구조적 개선을 병행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촉법소년 제도 논란이 단순한 처벌 강화 논의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범죄의 원인과 예방 방법,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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