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 절차에 돌입했다. 구글이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과 ‘최혜대우(MFN)’ 조건을 포함한 GVP(Games Velocity Program, 프로젝트 허그) 계약을 체결해 경쟁 애플리케이션마켓 진출을 저해하고, 자사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의 지위를 강화한 것으로 판단해서다.
공정위는 1일 구글 측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전원회의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문서로, 송부 시 제재 절차가 공식 시작된다.
이번 사건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가 2024년 11월 구글을 신고한 일로부터 시작됐다.
공정위는 해외 소송 자료 분석, 현장 조사, 참고인 조사 등을 거쳐 2019년 7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약 6년 9개월간의 행위 기간을 대상으로 심사보고서를 작성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로 게임사들이 플레이스토어 이탈 조짐을 보이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국내외 22개 게임사와 GVP 계약을 체결했다. GVP 계약에 참여한 국내 게임사는 엔씨,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등 5개사이며 해외 게임사는 17개사다.
문제가 된 핵심은 계약의 ‘최혜대우 조건’이다. 구글은 게임사에 클라우드, 유튜브, 광고 등 자사 플랫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게임 출시 시기·콘텐츠 품질·이용자 혜택 등을 경쟁 앱마켓보다 플레이스토어에 먼저 제공하거나 최소한 같게 유지하도록 요구했다.
특히 플레이스토어 내 게임 매출이 증가할수록 지원금도 늘어나는 ‘누진적 구조’를 적용해 경쟁 앱마켓 진출 유인을 더욱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누진적 지원 방식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최혜대우 조건과 결합하면서 사실상 독점적 거래를 강제하는 효과를 낳았다고 판단했다.
심사관은 이러한 행위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사업활동방해행위와 배타조건부거래행위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반이라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가 산정한 관련 매출액은 92억1777만 달러(한화 약 14조3225억원) 규모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사건의 과징금 상한은 관련 매출액의 6%로, 최대 8496억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특히 구글은 3년 전에도 원스토어 배제 혐의로 400억원대 과징금을 받은 사례가 있어, 5년 이내 재위반에 따른 과징금 가중(20~40%)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2023년 제재와는 다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원을 제공했다면, 이번에는 경쟁 앱마켓보다 플레이스토어를 우대하도록 요구하는 최혜대우 계약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려 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공정위는 이번 심의를 앱마켓 시장 경쟁 복원을 위한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신속한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구글 측은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구글플레이는 타 앱마켓들과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법 위반 행위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국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왔으며,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부터 8주 안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증거 열람·복사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앱마켓 시장 내 실질적 경쟁을 복원하기 위한 감시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번 구글 사건의 최종 제재 여부와 과징금 규모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