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새롭게 출범한다.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받는 통합시 출범을 앞두고 지난 26일 국회에서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와 한국비교공법학회 공동 주최로 ‘시·도 행정통합 이후의 법적 과제’를 논의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최철호 한국비교공법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주민자치와 자기책임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새로운 광역행정체계의 법제 정비가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논의가 지속가능한 지방자치의 미래를 여는 공론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민봉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은 서면 환영사에서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해 자치조직권·재정권·입법권 확대와 통합지역에 대한 재정·제도적 지원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행정통합의 법적 한계를 진단하고 재정분권을 위한 입법 과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고, 같은당 권칠승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방분권의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조직·재정·사무 특례 미흡...전문가들 ‘보완 시급’
정하명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제1주제(시·도 행정통합 법률안의 주요 내용과 법적 쟁점에 대한 비판적 검토-전남광주통합법 제2편-조직·재정·사무 특례를 중심으로)는 김희진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연구위원이 발제하고, 황헌순 계명대 교수와 김선화 국회입법조사처 박사가 토론했다.
김희진 연구위원은 올해 3월 공포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의 한계를 짚으며 실질적인 자치권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올해 1월 양 지자체장의 공동 선언 이후 특별법 제정이 빠르게 이뤄졌으나, 부단체장 정수 제한과 소방조직·지방직영기업 임명권 등에서 자율성이 부족해 조직 설계의 자치권이 제약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정 특례 조항이 원칙적인 내용만 담고 있어 구체적인 정부 지원 규모나 재원 조달 방식이 명시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무 이관과 주사무소 소재지 규정 역시 모호하게 표현되어 향후 해석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이어 통합특별시가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받았음에도 실질적 권한 이양은 미흡하다며, 최소 제주특별자치도 수준 특례에 기준해 자치조직권·재정권·국가사무 이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별 특별법에 흩어진 자치권 특례를 통합, ‘상향 평준화’하고, 특별법이 지방분권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헌순 계명대 교수는 지방채 발행과 관련해 행정안전부의 승인 여부가 지자체 재정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통합 시·도에 대한 정부 지원이 단기적 인센티브를 넘어 지자체 스스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통합특별시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을 위해 지원센터·지방위원회 설치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김선화 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과장은 이러한 격차가 인구 소멸과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지방에 다양한 특례를 부여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지방자치법에 통합해 보다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특별시 주사무소 소재지 문제는 명확한 기준 없이 남겨져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전적 법적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과장은 중앙정부와 지방 간 사무 배분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협의 체계를 기반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사무소 위치와 재정법 등 국가재정구조 전반에 대한 입법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하며, 이번 논의가 통합특별시 출범을 넘어 지방분권의 실질적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통합 이후 권한 배분 논란...전문가들 ‘특례 미흡·재정분권 약화’ 우려
이어진 제2주제(시·도 행정통합 이후 국가와 통합지방자치단체 간 관계 및 권한 배분 재편)은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를, 김무열 김해연구원 박사와 권경선 한국외대 교수가 토론했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광역시와 도의 서로 다른 행정체계 구조가 통합 과정에서 규범적·기능적 충돌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특별시법이 국가의 책무를 명시하고 있으나 재정 자율성 확대 조항이 기존의 국세 이양 표현에서 완화되면서 재정분권의 실효성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법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가 포함됐지만, 특례가 분절적이고 행정 전반을 자율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면 국가가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전남·광주 통합모델이 제주특별자치도의 분권모델과 강원·전북의 산업특례를 결합한 형태지만, 입법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계도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공적인 통합특별시 안착을 위해 법령 관계의 정밀한 재검토, 전문인력 지원체계 구축, 자체 행정지원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무열 김해연구원 박사는 통합특별시법이 규범적 위상과 준서울 지위, 재정 분권, 권한 실질화 측면에서 부족하다며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 재정비와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 마련을 제언했다.
권경선 한국외대 교수는 현행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만으로는 교통·의료·교육 등 핵심 생활 인프라를 수도권 수준으로 올리기 어렵다며, 지방·인구 소멸 대응, 교육·문화·산업 기반 확충, 산학협력·조세 지원, 전남 에너지 문제 해결 등에서 특별법의 한계가 분명한만큼, 향후 충분한 논의와 보완을 주문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단체장 권한 확대 속 지방의회 견제 기능 강화 요구
제3주제(시·도 행정통합 이후 통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간의 관계)는 박관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센터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이하영 한국부동산연구원 박사가 발제하고, 홍준형 충청남도의회 박사와 이지은 제주대 박사가 토론했다.
이하영 박사는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의 재정·산업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를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과 발전 기반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도 행정통합이 기존 기초단체 통합과 달리 광역자치단체의 권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통합특별시는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 만큼 국가로부터 이양된 사무를 수행하는 초광역 지방정부로 기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구조는 지역 성장 전략을 기획·조정하고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지역 차원에서 구체화하는 광역 경제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또 지방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조사권이 사후적 통제에 머무르는 한계를 지적하며, 국가사무까지 수행하게 될 통합특별시장의 강화된 권한에 맞춰 초광역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가사무 이양 이후 지방의회의 관여 범위, 국가의 감독권 조정, 이양 사무의 성과 평가 체계 등 새로운 설계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단체장과 의회 간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기관 관계 재정립과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이며, 행정통합 과정에서 주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정당성의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제주대 박사는 특별법만으로 지방자치 구조를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의회 발전 논의는 지역 통합 여부와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으며, 통합특별시 의회는 기초·광역 간 세목 구조 차이를 고려해 세금 재배분 문제를 중앙정부와 함께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형 충청남도의회 박사는 지방의회가 독립된 입법기관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조직권과 예산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충남 통합법 논의 과정에서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려 했으나, 최종으로 행안부 안이 반영됐다며, 앞으로 지방자치와 지방의회가 정상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통합, 외형 넘어 실질적 분권으로...‘조정·균형·재정 재설계’ 강조
제4주제(시·도 행정통합 이후 통합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와의 관계 및 법적 쟁점)를 발제한 임현종 서울여대 교수는 시·도 행정통합이 단순한 외형적 결합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간 권한과 책임을 재설계하는 내부 체계 개편의 병행을 강조하며,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다는 규정은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므로 인공지능·에너지·문화 등 핵심 분야의 실질적 특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군의 고유 자치권을 유지하면서도 고도의 특례 사무를 수행할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조정교부금 체계가 광역시와 도의 구조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독자적 세목 신설권 확보와 균형발전기금의 안정적 재원 조달을 주장하며, 배분 과정에서 기초자치단체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합특별시는 기초자치단체를 지휘·통제하는 상위 기관이 아니라 상생을 조정하는 균형자로 협력적 거버넌스의 주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부산대 교수는 전남·광주 통합이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통합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지역 간 균형 있게 배분되도록 재정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며, 주민 의사에 기반한 행정 운영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별법의 남용으로 중앙정부의 권한을 과도하게 가져오려는 흐름에 우려를 표하며,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은 기초자치단체 통합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명진 한성대 교수는 특례사무 확대가 국가 권한의 일부가 통합광역자치단체로 이양되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기초자치단체의 자치권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균형발전기금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안정적 재원 조달과 함께 국고 지원 기준·산식·기간 등을 후속 입법에서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핵심 협력 장치가 여전히 기관장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며, 지역 주도 분권 모델을 위해 주민 참여의 실질적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합특별시 성공 조건은 ‘균형·자치·재정’...종합토론서 핵심 쟁점 집중 논의
이어 종합토론에는 조성규 전북대 교수가 좌장에, 김남욱 숭원대 교수, 조성제 경상대 교수, 이장희 창원대 교수, 이미영 서울시립대 교수, 왕승혜 한국법제연구원 박사가 참여했다.
김남욱 숭원대 교수는 전남·광주 통합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책이지만 나주 등 일부 지역의 인구 감소가 심각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특별시에 걸맞은 권한 확보를 위해 숙박세와 레저세 등 새로운 세목 도입을 검토해야 하며, 지역 발전에 실제 도움되는 특례를 입법 단계에서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역통합시의 권한 강화에 비례해 책임성도 높아져야 하고 인사위원회 등 조직 운영 체계 역시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의 일자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 유치 전략이 필수적이며, 통합권역 내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제 경상대 교수는 통합특별시 논의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형평성’을 꼽으며, 특례가 정당성을 갖추고 지방자치의 본래 목적에 기여할 때 비로소 확대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지역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명확한 기준과 원칙에 따른 권한 배분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남·광주 특별법의 자치경찰 관련 조항이 매우 제한적이며, 대전·충남 특별법과 비교해도 내용이 부족해 향후 운영 방향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광역통합이 특정 핵심 지역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을 우려하며, 기초자치단체 간 연합과 협력 모델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영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방재정권 강화를 위해 차등보조율 법제화와 포괄보조금 확대가 필요하다며, 현재 지자체 사업의 약 80%가 국비 매칭사업으로 구성돼 재정여력이 없는 기초자치단체의 부담이 크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구조 개선이 없으면 통합의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하며, 우리나라 지방세 비중은 전체 조세의 약 25%로, OECD 주요국 평균보다 낮아 지방재정권 강화를 헌법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왕승혜 한국법제연구원 박사는 충청지방정부연합 연구 경험을 언급하면서 최근 정부가 ‘지방정부’라는 용어 사용을 제한한 점에 정치적 영향이 작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왕 박사는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이 지역 통합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광역정부와 기초정부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체계는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광역이 인프라를, 기초가 서비스 사무 중심으로 기능이 나뉘는 만큼, 규모에 맞는 역할 재정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헌재 충청권 광역연합의 차기 운영 모델을 연구 중이라고 언급한 그는, 이러한 제도적 지속성과 협력 구조가 광주·전남 통합에서도 안정적으로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행정구역 통합 넘어 실질적 자치권 확보와 재정 구조 개편 필요에 공감
이번 학술대회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적인 출범과 안착을 위해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실질적인 자치권 확보와 재정 구조 개편, 그리고 주민 중심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점을 공론화하는 뜻깊은 계기가 됐다.







